전국 노인요양ㆍ양로시설에서 홀로 사망한 노인들이 남긴 금품은 갔을까. 노인 사망자 154명이 남긴 금품 총액 7억7,000만원이 시설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남긴 돈은 1인당 평균 약 500만원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총 3,277개 노인요양·양로시설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2015∼2017년 7월) 사망한 무연고자 371명이 남긴 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전수 실태조사를 벌여 부적정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난 100개 시설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에 적발된 시설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라 재산관리인을 선임하도록 시정 조처하고, 특히 일부 유류금품을 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은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 의뢰도 했다.
구체적 조치사항은 고발 1건, 수사 의뢰 1건, 개선명령 1건, 시정조치 62건, 주의·행정지도 2건, 상속재산 지방자치단체 반납 7건,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청구 중(가정법원 접수) 8건, 상속자확인 5건 등이다.
유류금품은 민법에 따라 가정법원을 통해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해 상속인을 찾아서 지급해야 하며, 상속인이 없을 때는 특별연고자에 주거나 국가에 귀속되는 것이 올바른 처리 방식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 장기요양보험법 등 노인 관련 정책이 도입된 후 전국 단위로 실시한 최초의 전수조사다. 지자체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무연고자의 유류금품이 민법에 따라 적정 처리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강원도는 이번 실태조사 전에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설을 자체조사 없이 모두 경찰청에 수사 의뢰함에 따라 조사결과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대다수 시설이 무연고 사망자 발생 때 민법에 따른 재산관리인 선임절차 등을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지자체와 시설의 이해를 돕고자 ‘무연고자 사망 시 유류금품 처리지침’을 마련해 배포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