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이 매력적인 주인공을 보여줬다.
신세경은 지난 6일 처음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에서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갑자기 몰락해 스스로 꿈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정해라 역으로 등장했다. 그는 정해라에게 닥친 다양한 상황을 연기하면서 정해라가 어떤 인물인지 보여줬다.
해라의 하루는 머피의 법칙 그 자체였다. 단체 여행 손님을 응대하는 중 김칫국물을 뒤집어 쓰고, 믿었던 남자친구는 검사를 사칭하는 사기꾼이었다. 그나마 정붙이고 사는 이복이모는 해라의 전재산을 빼돌려 산 집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더욱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오히려 해라를 타이르고 조언했다.
하지만 해라는 만만치 않은 캐릭터였다. 검사를 사칭한 전 남자친구가 "돈 없는 여자 싫다. 당신 같은 사람에게 근사한 사람이 사랑한다고 말하면 도망쳐라"라고 어이없는 조언을 하자 그 자리에서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이복이모가 "나 아프다. 약 없으면 잠 못자는 사람이다"며 화제를 바꾸려 하자 해라는 약을 털어 넣고 "이모 죽고 나 죽자"라며 화를 냈다.
모든 비극의 시작이 언제부터였을까 고민하던 해라는 어릴 때 양장점에서 코트를 맞춘 이후 인생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생각해 그 곳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찾아간 곳에는 처음 코트를 맞췄던 그때처럼 늙지 않은 디자이너 샤론(서지혜 분)이 해라를 맞이했다. 샤론은 해라의 몸에 꼭 맞는 코트를 입혀주는 것은 물론 해라에게 인생을 바꾸자는 아리송한 제안을 해 해라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신세경과 김래원의 인연은 설렘을 유발했다. 해라의 아버지가 과거 수호(김래원 분)의 후견인이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첫사랑은 시작됐다. 해라의 꽃자주색 코트의 기적이 일어난 것인지 어린 시절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슬로베니아의 고성에서 해라를 기다려온 수호의 순정과 갑작스러운 해라의 첫 해외 출장이 맞닿았다. 또 수호의 카메라 프레임 안으로 해라가 들어오는 운명 같은 순간은 두 주인공의 앞날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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