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의 국가 단위 출전이 불가능해졌음에도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자리에서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선에 출마, 4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방문, 공장 직원들에 둘러싸여 연설하던 도중 “우리는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올림픽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출전하길 원한다면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국가 차원의 조직적 약물 사용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국가 단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자 러시아 의회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해당 논의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의중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오늘 러시아 대통령 후보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다”며 “이런 곳이야말로 내가 출마를 선언할 최적의 장소다. 모든 게 다 잘 될것이다“라고 말했다.
푸틴 정권의 비판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부패한 독재 정권을 이끌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그의 대중 지지도는 80%가 넘기에 3월 대선에서도 낙승이 예상된다. 특히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내에서 IOC의 결정을 ‘러시아에 대한 서구의 탄압’으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국가주의 목소리를 결합해 대선 표몰이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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