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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형용사 ‘잘생기다’를 동사로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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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형용사 ‘잘생기다’를 동사로 바꾼 이유

입력
2017.12.0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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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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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에 2017년 3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주요 수정 내역 40개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형용사인 ‘잘생기다’와 ‘못생기다’가 동사로 변경된 점이다. 이제부터 “나는 잘생기는 중이다”라는 어색한 표현도 어법에 맞다는 소리다. 동사는 현재, 과거, 미래형 시제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6일 “’잘생기다’와 ‘못생기다’라는 말에 동사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어원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잘생겼다’는 형용사 ‘잘생기다’와 과거 시제 ‘-었’이 결합된 형태다. 그러나 이는 “예전에는 잘 생겼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잘생긴 사람에게도 “잘생겼다”는 말을 쓴다. 국어원 관계자는 “즉 ‘잘생기다’, ‘못생기다’라는 말에 동사의 성격이 있어 품사를 동사로 바꿨다”고 말했다.

국어원은 이외에도 그간 “듣기 어색하다”는 반응이 많았던 ‘효과’의 발음을 ‘효과’와 ‘효꽈’ 둘 다 맞는 것으로 인정했다. 또 남편을 잃은 여성인 ‘미망인’의 뜻풀이를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에서 “남편을 여읜 여자”로 바꿨다. 그러면서 뜻풀이 아래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이 당사자를 미망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가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국어원의 이 같은 개정에 네티즌들은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당장 내년부터 바뀐 기준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공무원 수험생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크다.

한 공시생은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무원 시험에 단골 출제되는 단어들이 이번 개정에서 대거 수정돼서 혼란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국어원 관계자는 “조만간 개정 이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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