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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퀸’ 메드베데바 "러시아 깃발 없인 불참"

입력
2017.12.06 17:4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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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불투명해진 여자 피겨 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AP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불투명해진 여자 피겨 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AP 연합뉴스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철퇴를 맞으면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IOC의 이번 결정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러시아 스타플레이어는 김연아 이후 ‘세계 피겨 퀸’으로 군림하고 있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다. 그는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41.31점) 보유자로 작년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2015~16과 2016~17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을 석권한 평창올림픽 금메달 0순위다.

메드베데바는 6일(한국시간) IOC 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러시아 깃발 없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러시아 국기 없이는 절대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출전하지 않으면 나의 라이벌들이 우승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모든 선수에게 평등한 지 의문스럽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미 NBC스포츠에 따르면 메드베데바는 집행위 후 “아직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출전 여부를 대답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며 준비하고 있겠다”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일리야 코발추크(34)는 “참가 거부는 곧 항복하는 것이다. 깨끗한 선수들은 전원 참가해야 한다. 많은 선수들에게 (평창올림픽은) 마지막 기회다”고 주장했다.

지난 달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안현수. 뉴시스
지난 달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안현수. 뉴시스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레전드’ 빅토르 안(32ㆍ한국명 안현수)의 행보도 관심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섰던 2006년 토리노 대회 3관왕에 이어 러시아 대표로 나선 2014년 소치에서 또 다시 3관왕을 차지한 그는 평창올림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지만 모든 게 불투명해졌다. 빅토르 안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열린 러시아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가 보이콧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나설 것”이라며 “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했다. 포기할 수 없는 무대”라고 힘줘 말했다. 일단은 러시아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까지 올림픽을 바라보고 훈련에 열중한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출전을 허락해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러시아도 국기를 달지 않고 나서는 걸 용인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대높이뛰기 ‘여제’ 옐레나 이신바예바(35ㆍ러시아)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없는 올림픽은 절름발이 대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다른 나라의 동계스포츠 스타들은 IOC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소치올림픽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한 러시아 선수의 메달 박탈 결정으로 순위가 오른 선수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소치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4인승에서 5위에 머물렀다가 상위에 있던 러시아 두 선수가 도핑 추문에 휘말려 메달을 빼앗긴 덕분에 동메달을 승계할 예정인 스튜어트 벤슨(36ㆍ영국)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IOC는 도핑 조작 사건에 연루되거나 가담하지 않은 러시아 선수들을 벌주지 않았다”며 균형 잡힌 처벌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프랑스 크로스컨트리 선수 로빈 뒤빌라르(34)도 “광범위한 강력한 제재는 엄청난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IOC의 임무와 맞지 않는다”며 도핑에 휘말리지 않은 러시아 선수들을 구제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줬다. 소치 대회 크로스컨트리 계주 동메달을 딴 뒤빌라르와 동료들도 러시아 선수의 금메달 박탈로 은메달을 받는다.

한편 미국의 타임 매거진은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수는 있지만 러시아라는 나라를 대표할 수는 없다”며 “이대로 러시아가 평창을 건너뛴다면 1984년 이후 34년 만에 올림픽 강대국이 경쟁을 하지 않게 되는 사태를 맞는다”고 전했다. 당시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을 비롯한 14개 공산 국가들은 미국 주도로 출전을 거부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1984년 LA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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