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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패션업계, SPA가 먹여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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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패션업계, SPA가 먹여살린다

입력
2017.12.06 16: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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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패션시장 축소 불구

가성비ㆍ유행민감성 등 내세워

에잇세컨즈ㆍ스파오는 매출 늘어

‘에잇세컨즈’, ‘스파오’ 등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의 제조ㆍ유통일괄형(SPA) 브랜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패션업계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비인기 브랜드를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패션업체들은 SPA 브랜드의 선전을 발판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6일 한국섬유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의 2017년 실적과 2018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패션시장 규모는 43조원으로 전년 대비 0.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패션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 불황에 소비 심리가 장기간 위축되면서 고가 옷이 주류를 이뤘던 국내 패션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국내 최대 패션업체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52억원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에도 3분기까지 4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3분기 매출도 1조2,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국내 양대 패션업체인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영업이익도 올해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1,236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이밖에 중소 패션사인 신성통상의 지난해 사업연도 (2016년 7월~2017년 6월) 영업이익도 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SPA브랜드 실적은 이와 사뭇 다르다. 우선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의 올해 매출은 약 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 스파오 매출도 2년 연속 3,000억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파오 영업이익은 올해 200억원 정도를 기록해 전년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 롱패딩’으로 유명해진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SPA브랜드 ‘톱10’도 지난 사업연도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 2년간 평균 27%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SPA브랜드의 약진은 기존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과 높은 실용성 등으로 소비자들이 옷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제조와 유통을 함께 하는 SPA 브랜드의 특성상 유행에 민감한 제품을 시장에 발 빠르게 내놓는 것도 소비자 호응도를 높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전략적 아이템이 SPA 브랜드의 최대 강점”이라며 “사업 구조조정 여파가 마무리되고 에잇세컨즈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조만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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