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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바가지 상술 역풍… 숙소 예약률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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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바가지 상술 역풍… 숙소 예약률 바닥

입력
2017.12.06 16: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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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100만원 호가 숙박비

“15만~25만원으로 낮추겠다”

모텔ㆍ펜션 일부 인하 동참에도

평창 23%ㆍ강릉은 30% 머물러

하루 51차례 KTX까지 운행돼

업계 “대규모 공실 날라” 불안감

4일 강원도청을 찾은 김호진 대한숙박업중앙회 강원도지회 사무처장이 회원 업소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책정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읽고 있다. 강원도 제공
4일 강원도청을 찾은 김호진 대한숙박업중앙회 강원도지회 사무처장이 회원 업소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책정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읽고 있다. 강원도 제공

최근 강원 강릉의 일부 모텔과 펜션 업자들이 하룻밤 숙박요금을 15만~25만원으로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1박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바가지 요금으로 평창 올림픽 흥행의 걸림돌로 지목되자 자정차원에서 숙박요금을 내리기 시작했다.

한 업자는 “기대와는 달리 요금을 내려도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며 “이제는 대규모 공실 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강원지역 숙박업소가 바가지 요금 역풍에 빠졌다. 올림픽 기간이 다가올수록 부르는 게 값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반값 숙소 등 자정노력에도 예약률이 좀처럼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강원도가 올림픽 개최 도시 숙박현황을 점검한 결과, 개ㆍ폐회식과 설상 종목이 열리는 평창지역 내 관광호텔과 모텔, 펜션 등 숙박업소들의 평균 예약률은 23%에 불과했다. 2,253실에 달하는 펜션의 예약률은 10%를 갓 넘는 수준이었고, 모텔의 경우 전체 1,461실 가운데 24%인 357실 예약되는 데 그쳤다.

아이스하키와 쇼트트랙, 피겨 등 인기종목 경기가 몰려 있는 강릉도 마찬가지다. 모텔과 여관 6,939실 중 숙박계약이 완료된 객실은 1,986실로 예약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한 민박과 펜션의 예약률도 각각 21%, 15%에 불과했다.

최근 모텔과 펜션의 하룻밤 숙박요금이 15만~25만원까지 내리기는 했으나, 연초부터 이어진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이 쌓여 올림픽 관람을 아예 취소하거나 일정을 당일로 변경하려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림픽 기간 중 KTX열차가 서울에서 강릉을 하루 51차례 운행할 예정이어서 당일 관광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강릉의 한 모텔업주는 “터무니없는 요금을 받으려는 일부 업소 때문에 지역전체가 바가지 업소로 매도되고 있다”며 “올림픽 기간 중 예약 문의가 끊기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일부 업소들이 단체ㆍ장기관광객을 받기 위해 개인고객 예약을 꺼리는 것도 숙박 예약률이 저조한 원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숙박업계는 “올림픽 기간 중 반짝 특수는 물건너가고 대규모 공실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인하를 호소하고 있다. 손정호(69)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은 “지역 내 업소 400여곳 가운데 90%가 넘는 업소가 반값 숙박요금에 동참했음에도 예약 문의가 뜸하다”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나머지 업소들에 대해서도 관광객들이 이해할 만한 수준까지 가격을 내리고 단체예약을 받아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원도에 이어 강릉시도 바가지 요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는 ‘공실정보 안내 시스템(http://stay.gn.go.kr)’에 등록하지 않은 업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요금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터무니 없는 요금을 요구하는 업소에는 건축법과 주차장, 공중위생, 소방시설 등 적용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신축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불법 숙박업소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한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지나간 버스에 손을 흔드는 일이 없도록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숙박가격을 관광객들이 이해할 만한 수준까지 안정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불과 70여일 남은 가운데 올림픽 기간 중 과다한 숙박가격과 개별 관람객 예약거부 등 숙박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거리에 내걸린 올림픽 방 임대 현수막. 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불과 70여일 남은 가운데 올림픽 기간 중 과다한 숙박가격과 개별 관람객 예약거부 등 숙박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거리에 내걸린 올림픽 방 임대 현수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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