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다 1,000원씩 이웃돕기 성금 적립하는 전두환씨
6일 충북 옥천군청을 찾아 불우이웃 돕기 성금 200만원을 기탁한 전두환(49·옥천군 옥천읍 금구리)씨. 그의 성금에는 좀 특별한 사연이 있다. 마라톤을 하면서 뛴 거리만큼 일정액의 돈을 꾸준히 모아 내놓은 것이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전씨는 2010년 대구 금호강마라톤대회에서 첫 풀코스(42.195㎞)에 도전한 것을 시작으로 마라톤에 발을 들여놓았다. 완주 후 큰 성취감을 느낀 그는 자기 스스로와 약속을 했다. 1㎞를 달릴 때마다 1,000원씩을 적립해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마라톤을 뛰고 나니 뭔가를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어요. 그 기쁨을 여러 사람과 나눌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달리는 만큼 성금을 적립해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세 번째 풀코스를 완주한 이후 통장을 따로 만들었고, 이후 성금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가 마라톤을 뛴 거리는 총 2,150㎞에 달한다. 풀코스 35차례, 하프(21.098㎞) 13차례, 울트라마라톤(100㎞) 3차례, 3.1마라톤(31㎞) 2차례 등이다.
뛰고 난 후 정확히 ㎞당 1,000원씩 적립했고, 이 가운데 200만원을 이번에 성금으로 기부했다.
그의 마라톤 기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최고 기록이 4시간 7분이다. 그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 치고는 좀 뚱뚱한 편이라 그런지 영 기록이 안 난다. 그냥 뛰는 게 좋아 기록에 신경쓰지 않고 즐겁게 달린다”며 웃었다.
지난해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가운데 하나인 일본 도쿄마라톤대회에 참가했던 전씨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5개 대회에도 꼭 참가해 완주하고 싶다”고 포부를 펼쳤다.
옥천읍내 한 병원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몸이 아픈 사람을 접하다 보니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린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됐다. 하루하루 달릴 수 있는데 감사하면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전씨가 전달한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생활이 어려운 불우이웃 1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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