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임홍규 선수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게임 대회인 ‘조택 컵’ 결승전에서 부적절한 자세로 게임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임 선수는 일명 ‘발컨’이라고 불리는 자세를 취했다. ‘발컨’은 ‘발’과 ‘컨트롤’(Control)을 합친 말로 손이 아닌 발로 키보드를 조작해 게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을 조롱할 때 자주 쓰인다.
임 선수는 이날 중국의 뤄셴(羅賢) 선수를 상대로 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뒀다. 임 선수는 2세트가 시작되자 왼쪽 발을 키보드에 올리고 게임을 진행했다. 이 장면을 본 게임 해설자들은 “정말 놀랍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웃었다. 네티즌들도 “임 선수는 한국인이 아니다”라며 농담 섞인 사과를 하거나 이모티콘을 써가며 “정말 웃기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뤄셴 선수는 별 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터졌다. 뤄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경기 중 임 선수의 행동은 매우 무례했다”며 “게임을 주최한 조택 컵과 임 선수가 나에게 사과를 하길 바란다”며 임 선수를 강도 높게 비난한 것. 하지만 임 선수의 플레이에 대한 네티즌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임 선수 행동이 과했다”고 비난했지만 한국과 미국 네티즌들은 “재밌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임 선수는 5일 실시간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TV’에서 관련 내용을 해명했다. 임 선수는 “‘발컨’은 현장 운영자에게 사전에 물어본 후 취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된 행동이었지만 뤄 선수가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택 컵 측은 지난 4일(현지시각)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조택 컵은 비신사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승인하지 않는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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