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의 호소로 드러난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처우가 내년부터 다소나마 개선된다.
6일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처우 개선 방안 등을 담은 내년 예산안이 이날 국회 의결을 통해 확정됐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중증외상전문진료 체계 구축’ 사업 예산은 당초 정부안이 400억4,000만원이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201억400만원이 늘어나 내년 예산은 총 601억4,400만원으로 확정됐다. 정부안 제출 이후 북한 병사의 귀순 사건으로 권역외상센터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고, 정치권과 예산당국이 이에 반응해 예산 확충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권역외상센터 소속 전문의의 정부 지원 인건비가 1인당 연간 1억2,000만원에서 1억4,400만원으로 2,400만원 늘어난다. 일부 병원은 정부 지원 인건비에 자체적으로 수당을 얹어 주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얹어주는 금액이 없거나 미미해 정부 지원금이 곧 연봉이나 다름 없다고 한다. 전문의 인건비 지원에 들어가는 내년 총 예산은 67억8,900만원이다. 그간 정부 지원이 전혀 없었던 권역외상센터의 간호사 인건비 예산도 신설됐다. 1인당 연간 2,400만원으로 총 124억3,200만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연봉은 내년부터 2,400만원이 늘어나게 되고, 그간 정부 지원이 없어 병원에서 번 돈으로 월급을 줘야 했던 간호사 인건비도 연 2,400만원까지는 정부가 지원하게 된다. 진영주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간호사 인건비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응급의료 종사자(중증외상 전문의)에 대한 외상 전문 처치술 교육 예산으로 5억3,300만원이 추가됐다. 국내 예방가능사망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 보기 위한 연구용역비 3억5,000만원도 더해졌다.
복지부 소관 내년 예산은 총 63조1,554억원으로 올해 본예산(57조6,628억원)보다 9.5%(5조4.927억원) 증가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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