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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장석 둘러싸고 시위…밤늦도록 정회ㆍ속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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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장석 둘러싸고 시위…밤늦도록 정회ㆍ속개 난항

입력
2017.12.05 22:4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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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본회의 속개됐지만

한국당 “일방적 개의 안 돼”

고함ㆍ삿대질 항의로 정회

밤 11시 개의 이후에도

반대토론 이어가며 지연 저술

5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오대근기자
5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오대근기자

여야가 법정처리시한을 넘기며 ‘지각 합의’한 내년도 예산안이 6일 새벽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극심한 진통을 거듭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의사진행 방해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보이콧에 나서며 막판까지 예산안 처리를 저지했다.

국회는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후 10시쯤 본회의를 속개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뒤늦게 나타나 “일방적 개의를 용납할 수 없다”고 정회를 요청하면서 파행이 시작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필두로 50여명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으로 갑자기 몰려들었고, 의장석을 둘러싼 의원들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우리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회의를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거나 “이게 협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의원들은 단상까지 올라왔다.

이에 정 의장은 “아침 11시부터 11시간 동안 시간을 드리지 않았느냐, 지금 항의할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며 “한국당 의원들도 들어오시라”고 설득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정세균 의장 사퇴하라”는 집단 고함으로 맞섰다. 당황한 정 의장도 “이게 무슨 짓이냐, 참 기가 막힌 일이다”고 호통도 쳐봤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30여분간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정 의장은 결국 개의 시작 30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우여곡절 끝에 11시 본회의가 개의된 이후 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채웠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5명이 집단 반대토론에 나서는 등 끝까지 지연 전술을 폈다.

이날 한국당의 강한 반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9시 반부터 3시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며 예산안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의총에서는 합의안에 사인한 정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비롯해 본회의 보이콧, 필리버스터(무제한 의사진행발언) 등 각종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예산안은 아무리 우리가 발버둥 쳐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한 이상) 통과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자, 강경 기조로 확 돌아섰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에서도 저마다의 이유로 불만과 반발이 쏟아져 나오면서 예산안 처리에는 한때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공무원 증원에 동의해줬다는 이유로 “국민의당이 잘못된 합의안에 서명했다”며 “바른정당은 표결에 반대할 것이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한을 1년으로 못 박지 않은 것을 두고 내부 반발이 나왔다. 이를 두고 한때 친안(친안철수)계 의원들 다수가 반대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지만, 본회의에 앞서 김경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대체적으로 찬성 기류가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정의당은 여야의 정략적 합의로 보편적 복지가 후퇴했다고 비판했지만, 막판에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몇 차례 본회의 부결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에 막판까지 표 단속에 총력을 쏟았다. 특히 국민의당의 ‘변심’을 예의주시하며 이탈 표가 생기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 정 의장은 “법정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저를 비롯한 여야 모두 통렬히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여야 모두 자성하고 분발하자”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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