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우사인 볼트(31ㆍ자메이카)의 ‘번개 세리머니’를 형상화한 동상이 세워졌다.
자메이카 정부는 5일(한국시간) 킹스턴 국립경기장에 길이 2m43㎝의 볼트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자리에 참석한 볼트는 자메이카 일간지 글리너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떤 말로도 지금 기분을 표현할 수 없다. 내 인생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다”며 “시골서 올라온 맨발 소년이, 이 순간의 내가 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 킹스턴 국립경기장은 내 모든 것이 시작된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말했다.
제막식에는 워런 블레이크 자메이카육상연맹 회장과 앤드류 호니스(45) 자메이카 총리 등각계 인사가 연사로 초청돼 볼트에게 감사와 축하의 말을 전했다. 세바스찬 코 IAAF(국제육상연맹) 회장은 “볼트는 육상의 역사를 바꿨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볼트는 올해 8월 은퇴 무대였던 2017 런던세계육상선수권 400m계주에서 왼 다리 통증 때문에 트랙 위로 쓰러져 결승선을 밟지도 못했다. 100m 동메달이 그의 마지막 성적표였다. 하지만 경기 직후 ESPN은 “우사인 볼트 같은 선수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며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쓰러질 때까지 달린’ 그의 역사는 눈부시다. 2002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 200m에서 우승해 전설의 서막을 연 후, 첫 올림픽 출전인 2008 베이징 올림픽 단거리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단거리 전 종목을 석권했다.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이라는 놀라운 기록이었지만 올해 네스타 카터(32ㆍ자메이카)의 도핑 의혹이 불거져 볼트의 9개 올림픽 금메달 중 하나가 취소됐다. 참가선수 중 한 명이라도 도핑에 걸리면 다른 참가 선수의 메달도 박탈한다는 육상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 100m 9.5초대 기록은 여전히 넘볼 수 없는 최고 기록이다.
“볼트는 트랙 위를 떠나지만 스포츠를 떠나진 않는다”는 세바스찬 코 IAAF회장의 말처럼 볼트는 갔지만 사람들은 그를 끝까지 추억할 예정이다. 볼트의 동상은 음악가 밥 말리 동상 가까이에 놓였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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