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핵잠수함 10척 추가건조를 포함한 잠수함 전력 증강 계획을 공식화했다. ‘안방’ 격인 인도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지만 미국ㆍ일본이 중국을 겨냥한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북핵 위협에 따른 동북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핵확산 우려, 남중국해 분쟁국들 간 군비 경쟁 등과 맞물려 아시아ㆍ태평양 전역에서 군사력 무한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타임스 오브 인디아, 스푸트니크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수닐 란바 인도 해군 참모총장은 최근 핵잠수함 10척, 디젤 추진 잠수함 18척 등 총 28척 규모의 잠수함 전력 증강 계획을 밝혔다. 란바 총장이 추가건조 계획을 공식화한 핵잠수함은 공격형 핵잠수함(SSN) 6척과 탄도미사일 발사 전략 핵잠수함(SSBN) 4척이다. 현재 인도는 자체 기술로 건조한 SSBN 아리한트와 러시아로부터 임차한 SSN 차크라 등 2척의 핵잠수함과 11척의 디젤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가 건조 중인 두 번째 SSBN 아리드하만은 이르면 2019년 취역할 예정이다. 아리드하만은 배수량이 6,000톤으로 아리한트와 같지만 가압중소형 원자로로 가동돼 수상ㆍ수중 시속이 모두 아리한트보다 30% 이상 빠르다. 또 자체 개발한 최대사거리 3,500㎞에 250킬로톤 핵탄두를 탑재한 중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아그니-3를 8기까지 적재할 수 있어 화력도 2배 이상 강하다. 인도 정부는 이번에 밝힌 핵잠수함 자체건조 계획과 함께 러시아로부터 SSN 2척을 더 임차하는 협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가 핵잠수함 전력 증강에 적극 나선 건 인도양에서의 중국 해군의 활동 증가에 따른 맞대응 성격이 크지만 동시에 인도ㆍ태평양 전략으로 명명된 미국의 중국 압박 구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란바 총장은 “내년 초에는 중국의 핵잠수함이 인도양에서 작전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도는 미국ㆍ일본ㆍ호주 등과 함께 다국적 연합훈련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상은 사실 동북아와 동남아에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일본을 필두로 한국과 대만 등에선 북핵 위협에 맞서 핵 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베트남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은 각각 미국ㆍ중국의 지원을 받아가며 군사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마치 아태지역 전체가 무력 증강 경쟁이라도 벌이는 듯한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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