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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이 밀어낸 독재자들, 악명 높을수록 비참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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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이 밀어낸 독재자들, 악명 높을수록 비참한 최후

입력
2017.12.05 17: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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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카다피, 반군에 잡혀 피살

튀니지 벤 알리는 해외 도주

무바라크는 풀려나 호화 생활

생전 알리 압둘라 살레(앞줄 왼쪽 두번째) 전 예멘 대통령이 2010년 3월 무아마르 카다피(앞줄 가운데),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과 함께 리비아 시르테에서 열린 아랍 정상회의 개막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생전 알리 압둘라 살레(앞줄 왼쪽 두번째) 전 예멘 대통령이 2010년 3월 무아마르 카다피(앞줄 가운데),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과 함께 리비아 시르테에서 열린 아랍 정상회의 개막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예멘을 33년간 통치해 온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반군의 손에 사살되면서 그와 함께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전후로 퇴출된 독재 지도자들의 현재 거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랍의 봄으로 권좌에서 내려온 대표적인 인물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와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81) 전 튀니지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89) 전 이집트 대통령이다. 살레 전 대통령(2012년 사퇴)을 제외하곤 모두 2011년 물러났으며 평균 32년 집권했다.

이중 집권 기간이 42년으로 가장 길었던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악명 높은 독재자였던 만큼 인생 말로도 비참했다. 1969년 27세에 쿠데타로 왕정을 전복하고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는 통치 기간 내내 반대파 숙청, 테러조직 지원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88년 270명을 숨지게 한 미국 팬암기 폭파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됐다. 카다피는 아랍의 봄 당시 민간인 수천명을 학살하며 진압을 시도하다 결국 같은 해 10월 고향 시르테에서 반군에 의해 살해됐다.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의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해외 도주로 비교적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다. 1987년부터 23년간 장기집권한 그는 민주화 시위 당시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출국이 허용돼 2011년 1월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 법원은 지난 2012년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각 35년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의 보호 아래 남서부 제다에 거주 중이다.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처럼 ‘운 좋게’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는 부통령이던 1981년 권력을 승계한 이후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갔다. 2011년 1월 민주화 시위로 같은 해 4월 구속됐고 이듬해 1심 재판에서 시민혁명 유혈진압과 부정부패 등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건강 악화를 이유로 재판 기간 대부분을 군 병원에서 지내다 2014년 사법부가 유혈진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올해 3월 병원 구금에서 풀려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현재 카이로 북부의 고급 주택가에 머물며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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