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신규 이용자의 80%가 입소문을 통해 유입된다.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아 별도 마케팅 없이도 지인 추천 등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국내 첫 연락처 기반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출시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35) 대표는 5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토스는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만 알면 공인인증서가 없고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돈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지난달 기준 앱 누적 내려받기(다운로드)수 1,200만건, 누적 송금액 10조원, 월 송금액 1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간편송금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한 지 3년도 안 돼 이룬 성과다. 국내 송금시장에선 이미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2011년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이유는 “기술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다. 8번의 실패 끝에 9번 만에 나온 사업 아이템이 바로 간편송금이다. 그는 “금융이야말로 소비자가 가장 불편을 많이 느껴온 산업”이라며 “공인인증서를 걷어냄으로써 토스 이용자가 절약할 수 있었던 시간은 700년이나 된다”고 강조했다. 5명으로 시작된 회사 직원은 어느 새 115명으로 불어났다.
토스는 간편송금 뿐 아니라 10개가 넘는 신규 서비스로 영역을 더 확장하고 있다. 무료신용등급조회 서비스도 누적 사용자가 150만명에 이른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해 연 최고 1.2% 금리를 제공하는 ‘토스 주계좌 플러스’는 출시 두 달 만에 지난해 전체 은행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수(15만개)도 넘어섰다. ▦부동산 소액투자 ▦비트코인 간편거래 ▦대출 맞춤추천 ▦펀드 소액투자 등도 이용 가능하다.
토스는 일종의 플랫폼 사업이기도 하다. 은행, 카드사, 보험사처럼 금융상품을 직접 설계하고 판매하는 기존 금융사와 달리 그들의 상품을 비교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 준다. 이용자가 토스와 제휴를 맺은 금융사의 상품을 구매하면 제휴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이런 식으로 토스는 올해 총 2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손익분기점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목표에 대해 “금융 소비자들이 송금, 투자, 보험, 대출 등 금융과 관련된 수요가 있을 때 찾게 되는 첫 번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의 비전이 최근 ‘송금이 쉬워진다’에서 ‘금융이 쉬워진다’로 바뀐 이유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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