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서 식당하는 구명화, 권영철씨 부부
2년째 21사단 신병수료식 찾아

강원 양구군 양구읍 상리에서 고기뷔페를 운영하는 권영철(63), 구명화(58ㆍ여)씨 부부는 육군 백두산부대(제21보병사단) 신병교육 수료식이 열리는 날이면 방산면에 있는 신병교육대를 찾는다. 부모나 친구 등이 참석하지 못해 수료식을 쓸쓸히 보내야 하는 병사에게 ‘집밥’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권씨 부부는 2년 전인 2015년 6월부터 신병들의 ‘1일 부모’를 자처하고 있다. 권씨는 “부대와 자매결연을 하고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민하던 중, 면회를 오지 않아 군 생활의 첫 관문을 무사히 마친 날을 외롭게 보내는 신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따뜻한 한끼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달에 적게는 2명, 많게는 10명이 넘는 장병들이 권씨 부부 식당을 거쳐갔다. 부부가 식사를 대접한 장병 중에는 가족이 필리핀에 있어 수료식을 홀로 보내야 했던 경우 등 사연도 다양했다. 부부의 선행이 알려지자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는 지난해 감사패를 수여했다.
아내 구씨는 “아들이 육군 중사로 복무 중이라 장병들을 보면 모두 내 자식 같은 생각이 든다”며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병사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고 미소를 지었다. 백두산부대 신병교육대대 용동근 주임원사는 “장병들을 아들처럼 여기는 부부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믿음직한 용사를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구=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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