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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3% 경제성장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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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3% 경제성장의 의미

입력
2017.12.05 14: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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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근 세계경제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국내경제도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2%대에 그쳤던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과 가계에도 이제는 형편이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라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생각대로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많은 리스크 요인들이 진행형으로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 되는 부분이 가계부채다. 현 가계부채 수준은 줄여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다만 어느 한 순간에 부채가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소비절벽을 가져오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두 번째 리스크는 고금리, 원고(원화 강세), 고유가의 3고(高)다. 최근 이 세 가격변수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시중금리는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계속 오르고 있으며,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을 하향 돌파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올라섰다. 세 번째로는 건설업의 위기를 들 수 있다. 금리 상승 기조와 유동성의 부동산시장 유입 차단 정책이 병행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주택경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더해 토목 부문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으로 수주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생산 및 고용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의 위기가 경제 전반에 과연 어느 정도의 파괴적 영향을 미칠지 두렵다.

그래도 이러한 단기 리스크는 그 부정적 영향이 길어야 내년에 한정된다. 더욱 커다란 리스크는 성장잠재력의 고갈이다. 많은 국내외 기관들은 현재 우리 잠재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나아가 10년 후에는 1%대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투입 감소, 투자 부진에 의한 자본투입 약화, 그리고 혁신과 효율성이 사라진 경제 시스템이 원인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러하다면 비록 올해 3%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 이후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장단기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우리가 바라는 3%대의 중속(中速)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정부도 기업도 서로만 쳐다볼 뿐 이렇다 할 구체적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다시 저성장 경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에도 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불안요인이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적극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3%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효율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성장률 2%대에 만족한다면 모르겠으나, 우리는 아직도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서 그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추격자이다. 이를 알고 있다면 3% 성장 속도에 부합되는 철저한 준비를 하고 경제기초체력을 부단히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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