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 회장은 4일 금융투자협회 내부 게시판을 통해 이번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오는 2018년 2월 4일을 끝으로 재선을 포기한다”며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시는 분들과 제 가치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날 황 회장은 그간 정부와의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황 회장은 “정책방향이 제 생각과 다르거나, 건의사항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건의한 것인데도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황 회장은 이어 “외교용어로 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와 같이 딱히 무슨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이 시대에 환영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여러모로 따졌을 때 연임하겠다고 노력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후보들의 회장 도전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소문도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을 향해 “내부 경쟁자를 없애고 연임을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4일까지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의 회원사를 둔 협회로, 협회장은 회원사의 자율 투표로 선임된다.
차기 협회장은 이달 중 공모를 거쳐 내년 1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복수 후보가 선정되면 임시총회에서 최종 선출한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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