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해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좀비. 그런데 사람이 아닌 개미가 좀비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미를 '좀비 상태'로 만드는 건 바로 ‘곰팡이’. ‘오피오코르디셉스(Ophiocordyceps)’라는 어려운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의 ‘데이비드 휴즈(David Hughes)’ 교수팀 발표에 따르면 이 곰팡이의 포자가 개미의 행동을 지배해 좀비 상태로 만든다고 합니다. 개미가 호흡하면서 곰팡이의 포자를 들이마셔 감염되고,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좀비처럼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걷는다고 합니다.
그런 후에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장소로 이동한 뒤 그 자리에서 죽는다고 하네요. 이 ‘좀비 개미’는 학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아 후속 연구도 계속됐습니다. 스위스 바젤대와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공동 연구진은 곰팡이가 어떻게 개미의 움직임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에선 곰팡이들이 뇌뿐만 아니라 ‘다리’를 공략한다는 또 다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행동명령을 내리는 뇌를 공격할 거라는 추측을 뒤엎고, 다리 근육만 통제 당한 좀비개미들도 발견돼 과학자들은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다리 근육에 침투한 곰팡이 때문에 통제력을 잃은 개미는 식물을 타고 올라가 줄기를 붙잡은 채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개미가 죽으면, 곰팡이는 머리와 몸통을 뚫고 나와 포자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며 다시 다른 개미를 감염시킨다고 하네요. 어쩐지 으스스한 이 곰팡이. 하지만 흥미로운 습성 때문에 과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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