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지난주 북한에 의해 발사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비행 장면을 자사 여객기 승무원이 목격했다고 밝혔다.
4일 캐세이퍼시픽에 따르면 승무원이 탑승한 여객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던 캐세이퍼시픽 893편으로, 북한이 화성-15형을 발사한 29일 오후 3시 17분(이하 한국시간 기준)쯤 일본 아오모리현 동쪽 해상을 비행 중이었다. 캐세이퍼시픽은 성명을 내고 “이 승무원은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정점까지 올라간 후 아래로 내려오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화성 15형은 상공 4,500㎞까지 올라간 뒤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 내 동해에 낙하했다. 미사일은 총 960㎞를 비행했으며 총 비행시간은 53분이었다. 항공사는 “미사일이 여객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운항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며 “당국과 다른 여객기들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캐세이퍼시픽 노조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승무원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대응했다. 노조는 또한 “더구나 회사 측이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승무원들에게 비상용 위성전화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화는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아 통신이 두절되거나 비상착륙 했을 때 항공기 기장이 캐세이퍼시픽 본사에 비상 연락을 취하기 위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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