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에 등 돌린 후 교전 지속
예멘 정부와 내전 중인 후티 반군 측이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매주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예멘 내전 중 전직 지도자까지 숨지면서 상황이 끝없이 극단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4일(현지시간) 자신들이 통제하는 알마시라TV와 예멘 라디오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이 죽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살레 전 대통령의 가족뿐 아니라 측근 인사들도 다수 숨졌다고 주장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수도 사나에서 살레를 추종하는 무장대원들과 후티 반군 간 교전 끝에 반군은 사나 남쪽 외곽에 위치한 살레 전 대통령의 자택을 습격했다. 공격에 관한 진위 공방이 펼쳐지는 가운데 예멘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 또한 살레 전 대통령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1990년 통일 예멘의 초대 대통령이자, 1999년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첫 대통령이다. 통일 전 북예멘 시기까지 합하면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이듬해 권좌에서 물러나기까지 34년간 집권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이후 복권을 위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연대,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만수르 하디 현 정부에 반대 활동을 펼쳐 왔다. 하지만 약 엿새 전 살레 전 대통령이 휴전을 주장하며 반군 측에 등을 돌린 후 양측 사이 치열한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지난 5일간 사나 전투로 최소 125명이 죽고 23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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