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45ㆍ독일)이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지 불과 2주 만이다. 페히슈타인이 4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 38초 89의 기록으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 4연패 신화에 불을 당겼다.
모두들 불혹을 넘긴 페히슈타인의 나이에 주목한다. 그의 나이는 이번 매스스타트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엘레나 묄러 리가스(21·덴마크)와는 24살, 최근 5,000m 2위인 이바니 블롱댕(27·캐나다)과는 18살이나 차이 난다. 페히슈타인 스스로도 “선수들이 내 딸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대회마다 그를 빛낸 것은 나이차보다 기록이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5,000m 동메달을 시작으로 2년 뒤 1994년 릴레함마르 동계 올림픽 5,000m에서 첫 금메달을 맛봤다. 그때부터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까지 여자 5,000m에서 3연패 행진이 이어졌다. 기록을 10초 이상씩 단축하며 탄생한 놀라운 승리였다.
이어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5,000m에서 4연패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땄다. ‘왕좌’가 흔들린다고 생각했을까, 2009년 도핑 사건이 터졌다. 이후 2년 간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비롯한 모든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그는 1위와 6초 이상 뒤져 5위에 머물렀다. 그는 팬들에게 충격을 가하고 사라지는 듯했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을 목전에 둔 지금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에 그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생애 4번째 금메달을 따내면 역대 동계올림픽 금메달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현재는 2014년 소치 올림픽 바이애슬론 금메달리스트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의 40세가 최고 기록이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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