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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민의당과의 밀월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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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민의당과의 밀월 통했다

입력
2017.12.04 18: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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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공조로 예산안 극적 타결

우원식ㆍ김동철 원내대표 회동 후

‘선거구제 논의 합의’ 밝히며 반전

3당 협상 6시간만에 합의되자

“與, 예산안 포섭 작전 주효” 분석

정우택(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우택(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야가 4일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한 것은 예상 밖이었다. 당초 법정 처리 시한을 이틀이나 넘기면서도 여야 입장 차가 팽팽해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거론될 정도로 난항이 예상됐으나 막판에 극적인 일괄 타결로 마무리됐다. 3당 체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3당인 국민의당의 밀월이 이번에도 결정적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다.

늑장 예산안 처리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 재개된 여야의 이날 협상은 오전 7시 30분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간 조찬회동으로 막이 올랐다. 우 원내대표가 전날 김 원내대표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김 원내대표가 이에 응하면서 양자대화가 성사됐다. 예산안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우회해 국민의당과의 공조를 가시화해야 한다는 민주당 전략이었던 셈이다. 일각에선 예산안 협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일단 양당 원내대표들은 회동 직후 “논의의 진전은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 원내대표와 회동에서 개헌과 함께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국민의당은 선거구제 개편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만큼 우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뒤 개헌과 선거구제를 논의하기로 구두 합의한 것은 결국 예산안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협상 타결 이후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도“단정할 수 없지만 (조찬회동에서) 좋은 흐름을 만든 건 분명했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이번 예산정국 내내 국민의당의 요구 사항 등을 적극 수용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사업과 관련해 무안공항을 경유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의견에 공조하고,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특별법 상임위 통과를 지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험로가 예상되던 여야 3당 협상이 시작 6시간 만에 합의된 것을 두고 민주당의 국민의당 포섭 작전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발표한 협상문에서도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 규모와 법인세 인상에 대해 한국당은 끝까지 유보 입장을 밝혀, 협상 타결에 있어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제대로 했음을 짐작케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문제와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에 있어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학습효과가 돼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다당제 하에서 국민의당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한국당으로선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는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여야 3당 원내대표간 합의 이후 이를 추인 받기 위한 각 당의 의원총회 분위기는 확연하게 엇갈렸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유보 입장을 밝힌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등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퇴임을 일주일 앞둔)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합의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내놓은 가운데, 한국당은 5일 오전 다시 의총을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당 의총에서는 최저임금 문제 등과 관련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때문에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인 예산안 의결정족수를 감안할 때, 5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40석) 간 공조로 예산안이 처리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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