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세월호 유해 수습 과정에서 불거진 ‘유골 은폐’ 논란 당사자들에 대해 선처를 바라는 내용의 유가족 편지(사진)가 청와대에 전달됐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청와대는 4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달 30일 이런 내용의 서신을 공개했다. 이 서신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조은화, 허다윤양의 유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내용이다. 유족들은 문 대통령에게 세월호 유해 수습 과정에서 미수습자 것으로 보이는 뼛조각을 발견한 사실을 은폐, 논란에 휩싸였던 이철조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장과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의 선처를 호소했다. 서신 공개는 유족들의 동의 아래, 이뤄졌다.
총 3장짜리 편지에서 유가족들은 포항 지진과 대학수학능력평가 연기 등 현안을 언급하며 “그런 와중에도 세월호를 생각하시는 대통령님의 관심과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썼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는 생존자ㆍ유가족ㆍ미수습자로 나뉜다. 각자 입장과 처지가 다르고, 누가 더 아프고 덜 아프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별식으로 은화, 다윤이를 보낸 엄마들이 이별식 후에 (유골이) 나오면 언론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10월에 나온 은화, 다윤이도 언론에 내보내지 않았다”며 “왜냐하면 아직 (유골을) 못 찾은 가족에겐 고통과 찾은 게 부러움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가족들을 배려하는 마음, 또 (유골을) 찾은 가족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 유골은폐, 적폐로 낙인 찍힌다면 우리는 평생 현장 책임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살 것”이라며 “과연 이 단장과 김 부단장이 이 사실을 숨기고자 했으면 과연 이 두 분이 얻을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단장, 김 부본부장이 “아픔 속에 장례를 치르는 가족, (유골 수습을) 못 한 가족을 배려한 것밖에 없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 유골 은폐, 적폐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현장 책임자인 이 단장, 김 단장이 잘 마무리돼서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세월호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 드린다”며 “세월호 가족들과 세월호를 아파했던 국민 여러분께, 장관님, 대통령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글을 맺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4일 오후 시민사회비서관실을 통해 어머니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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