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대회
일본선수 넘어지며 빙판 패여
정빙 뒤 선수들 성적 저조 행운도
고다이라 이어 2위 이상화
36초대 진입 기록 점점 나아져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4ㆍ동두천시청)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00m에서 행운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4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500m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0.5초 단축한 34초314로 레이스를 마쳤다. 캐나다의 알렉스 보이베르-라크루아에 이어 불과 0.001초 차 뒤진 2위였다.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500m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시즌 첫 메달이자, 월드컵 최고 성적이다. 차민규의 이날 은메달은 행운도 따랐다. 차민규가 두 번째 조에서, 보이베르-라크루아가 세 번째 조에서 경기한 후 네 번째 조의 하가 료헤이(일본)가 달리다가 세게 넘어졌다. 이 여파로 빙판이 패였고, 이후 정빙 시간을 거치는 동안 선수들의 흐름도 깨졌다.
후반부에는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줄줄이 배치돼 있었으나 재개된 레이스에서 선수들은 모두 제 기록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여섯 번째 조의 캐나다 길모어 주니오는 빙판에 날이 걸려 결승 지점을 앞두고 넘어지기도 했다.
결국 현재 월드컵 랭킹 1ㆍ2위인 마지막 조의 노르웨이 호바르 로렌첸(34초47)과 네덜란드 로날트 뮐더르(34초43)마저 차민규보다 처진 기록으로 골인하면서 차민규는 2위를 굳혔다. 넘어진 일본, 캐나다 선수로 인해 경기에 방해를 받은 러시아의 루슬란 무라쇼프와 독일의 니코 일레가 재경기를 희망해 모든 종목 경기가 끝난 후 다시 뛰기도 했으나 하위권에 머물렀다. 앞 조에서 뛴 모태범(대한항공)과 김준호(한국체대)는 나란히 6위와 7위에 자리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여자 500m에서 36초8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일본 고다이라 나오(36초5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기록 36초36엔 못 미치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36초대에 진입하며 기록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함께 출전한 김민선(서문여고)은 38초16, 김현영(성남시청)은 38초28로 각각 16위, 19위에 올랐고 박승희(스포츠토토)는 처음 올라온 디비전A(1부)에서 38초49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20위를 차지했다.
반면 남녀 매스스타트 최강자로 꼽히는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강원도청)은 모두 부진했다. 이승훈은 13위, 김보름은 11위에 그쳤다. 둘은 중반에 일찌감치 치고 나간 선두그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날 팀 추월에서도 남녀 모두 7위에 그친 데 이어 매스스타트도 부진하면서 장거리 종목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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