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예스24 베스트셀러 분석
정치·사회분야 도서 판매 급증
아동서 시장은 대폭 축소돼
정치 바람이 출판계를 살렸다. 반면 학습지 시장은 큰 폭으로 줄었다.
4일 교보문고와 온라인서점 예스24는 2017년도 베스트셀러 분석 자료를 내놨다. 당초 탄핵, 조기대선 등의 빡빡한 정치일정이 출판시장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되레 출판 시장이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3월까지 전년 대비 판매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일정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 가던 4월부터 플러스를 기록해 6월엔 판매신장률이 9.3%로 치솟은 뒤 그 이후로도 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갔다.
소설이나 시·에세이 등 기존 장르의 분투도 판매신장에 기여했다. 판매권수 기준으로 각각 12.6%, 14.1%가 증가했다. 가장 큰 폭(21.5%)으로 증가한 분야는 ‘정치·사회’였다. 이 분야에서는 ‘문재인의 운명’ ‘대한민국이 묻는다’ ‘운명에서 희망으로’ 같은, 문재인 대통령이 쓴 이른바 ‘이니 도서 3종 세트’가 베스트셀러 1·3·27위에 올랐다. 탄핵 이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스24 통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 등의 책이 인기를 끌면서 계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던 사회·정치 분야, 정치비평 분야 도서의 판매 증가율이 각각 31.6%, 68.6%를 기록했다.
반면 저출산의 여파로 아동서 시장이 확연히 줄어드는 현상도 확인됐다. 교보문고의 경우 초등학습서 판매권수는 11.6%, 중고등학습서는 15.8%씩이나 감소했다. 전체 판매량 중에 차지하는 비중도 중고등학습서의 경우 8.7%를 기록,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10.1%를 기록한 소설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예스24에서도 중고등학습서, 어린이, 초등학습서 분야는 1% 증가 혹은 감소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단순한 인구 규모의 감소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로 인해 종이와 책을 잊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인쇄 미디어 쪽에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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