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바다낚시 여행객 20여 명을 실은 낚싯배가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366톤급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가운데 사고 원인이 '항해 부주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고의 원인은 (선장의) 항해 부주의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 전 대장은 "해상에서는 갑자기 기상이 돌변하지 않는다. 배에 '오른쪽으로 붙어서 가라' '왼쪽으로 가라' 등 레이더도 있다"며 "큰 배(급유선)나 작은 배(낚싯배)가 레이더를 정확히 보지 않고 그냥 항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진 전 대장은 "앞 배(작은 배)도 큰 배가 뒤에서 오면 오지 말라 하고 탐조등을 비추거나 무전으로 부른다든지, 기적을 울린다든지 해서 피해가도록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뒷배(큰 배)는 앞에 작은 배를 발견했을 때 속도를 낮추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항로를 변경해서 안전하게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좁은 수로(협수로)를 지날 때 원칙은 안전속도를 유지하고 배가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여서 어떠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협수로를 안전하게 통과하게 돼 있다"면서 "뒷배가 속도를 낮추고 가까워지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추월한다고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앞 배는 자기가 가던 코스를 유지하고 가면서 다른 배가 추월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뒷배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앞 배는 적극적으로 신호를 보내면서 '오지 말라'라고 기적을 울리거나 탐조등을 비추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낚싯배 '선창 1호'가 전복되면서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7명은 생존했다. 이번 사고는 2015년 9월 15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던 제주 추자도 돌고래호(9.77톤) 전복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다. 진 전 대장은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에 대해 "낚시하러 가시는 분들은 배가 부두에서 출항해 목적지에 갈 때까지 객실이나 선창(배의 빈곳)에서 기다린다"며 "배는 자동차하고 달라서 안전벨트도 없고 그낭 쭉 간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객들이) 앉아있는데 뒷배가 갑자기 들이받으니깐 충격에 의해서 배에 있는 다른 구조물과 부딪혀 외상이 생겼을 것"이라며 "갑자기 좌현 선미 쪽에 물이 들어 오면서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은 없다"며 "통상적으로 섭씨 5도에서 10도 사이 해수 온도가 될 때 생존 가능성은 2시간, 최대 훈련된 병사가 4시간인데 지금 사고 해역의 해수 온도는 7.5에서 8.5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분들이 떠밀려서 육지나 섬으로 갔을 때는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발견을 못 했기 때문에 (생존은) 희박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광수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도 이날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앞서가는 배를 뒤쪽에 있는 선박이 추월하려면 좁은 수로에서는 추월 동의를 받아서 추월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고는 기본적인 운항 규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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