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사이트 등으로 회원을 모집해 860억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과 사이트 회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전모(43)씨 등 사이트 운영자 12명과 이용자 69명을 검거하고 전산팀장 이모(31)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등 12명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판돈 863억 8,000만원(판돈 기준)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면서 189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들은 사이트 내에 마련한 ‘음란물 게시판’을 통해 남성 회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불법 도박 사이트에 광고를 하거나, 실시간 스포츠 경기 중계 사이트 채팅창에 홍보글을 남겨 회원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대규모 광고에 경찰에게 추적 당할까 사이트 이름을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승무패경기’ ‘사다리게임’ 등 게임을 다양하게 운영해 회원들이 최저 1000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배팅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 69명은 평균 1년 이상 4,800여만원 상당 판돈으로 상습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남성으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회사원, 자영업자, 대학생 등 일반인이었다. 이들 중 70% 이상은 인터넷 광고나 스팸문자 등으로 사이트를 접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이트 운영진 주거지에서 위안화와 달러 등 2,370만원 상당의 현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장부와 계좌 등을 분석해 부당이득금 배당 현황과 사용처를 파악해 숨겨져 있던 아파트 2채와 토지 584㎡, 은행계좌, 주식 11만 7,528주 등 9억 9,000만원 상당 재산을 몰수 조치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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