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일대서 전시·학술대회 등
일방적 한류 전파가 아닌 교류로
한류상품전·수출상담회 등 성과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국가 간 문화교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닌 함께 만드는 축제, 수출계약과 활발한 경제인 교류 등 경제엑스포로 성과를 올렸다. 새로운 문화교류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미술 영화계 등 인적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3일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엑스포는 지난달 11일 베트남 호찌민시청 앞 응우엔후에거리를 중심으로 호찌민시 일대에서 개막했다. 23일간 베트남에 한국과 경북도, 경주시로 물들이고 3일 오후 9시(한국시간) 호찌민시 호아빈 극장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기간 385만명(잠정)의 관람객이 한국과 베트남 문화의 진수를 만끽했다.
폐막식에 앞서 경북도와 호찌민시는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6시) 호찌민 시청에서 열린 협정식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엑스포는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번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경북도와 경주시 호찌민시가 공동주최했다. 세계민속공연 한ㆍ베 전통공연 등 10여 부분의 공연행사와 한국문화존 기업홍보관 한ㆍ베패션쇼 등 다양한 전시ㆍ영상체험, 한ㆍ베학술대회 등 학술대회가 이어졌다.
엑스포는 무엇보다 한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함께 만드는 축제였다는 데 있다. 한-베 미술교류전, 한-베 패션쇼, 한-베 음악의 밤, 한-베 영화제, 한-베 무술시범공연, 한국과 베트남의 공연단이 함께한 바다 소리길 등이 펼쳐졌다. 호찌민시 문화국 옌(Yenㆍ34) 주무관은 “오랜 기간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힘도 들었지만 서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게 되었다”며 “행사 후에도 두 지역 간의 교류가 계속되고 우정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제엑스포는 이번 행사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한류우수상품전, K-바자르 상설전시 홍보관, 한-베 경제인 교류 간담회, 한-베 글로벌 비즈니스 콘퍼런스, 한-베 수출상담회 등 다양한 통상활동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일 오후 롯데레전드호텔 사이공에서 열린 한-베 경제인교류간담회에서 "올해는 한-베 수교 25주년인 해로 자유무역협정도 추진 중"이라며 "문화로 만났으니 다음은 경제가 따라갈 차례로,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양국이 윈윈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행사를 통해 새로운 문화교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개막일부터 호찌민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한-베 미술교류전’을 계기로 지속적인 교류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난달 17일부터 6일간 열린 ‘한-베 영화제’는 한국과 베트남의 현역 제작진부터 미래 영화인까지 함께 소통하고 인적교류를 나누는 장이 되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호찌민-경주엑스포는 한쪽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문화축제, 문화와 경제교류가 함께하는 새로운 개념의 국제교류 행사, 양국 문화예술인력 교류의 교두보 구축 엑스포"라며 "국가 간 문화교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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