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인당 1029명… 전국평균의 2배 웃돌아
범죄 급증하는데 경찰서는 한 곳뿐
“세종서 1급 승격해 확대” 목소리
경찰청, 필요성은 있어 보이지만 결정된 건 없어
세종시 인구가 폭증하고 있지만 경찰 인력은 태부족해 넘쳐나는 치안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도시)에 경찰서 신설계획이 잡혀 있지만, 수년 동안 치안 공백이 불가피해 현 세종경찰서의 인력 증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올 11월 말 기준 경찰 1인당 치안담당인구는 1,0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443명)은 물론, 세종서가 속해 있는 충남경찰 평균(495명)을 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세종시는 지금도 신도심을 중심으로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치안담당인구는 매월 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세종시의 5대 범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강간사건은 올 8월 기준 47건으로 이미 지난해(39)보다 늘었으며, 살인도 지난해 2건에서 올해 3건으로 1건 많다. 112신고 건수도 지난해(2만4,118건)보다 9.3%, 고소고발도 906건에서 991건으로 증가했다. 정부세종청사의 앞 집회도 올 8월 172건으로 이미 지난해(165건) 수치를 넘어섰다.
이는 세종시 인구가 급증하면서 치안수요가 많아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종시 인구는 출범 첫 해인 2012년 11만3,000여명에서 올 10월 말 기준 27만5,0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28만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경찰서가 단 한 곳밖에 없고, 그나마 2급서다 보니 인력 확충도 여의치 않다. 현재 세종경찰서의 정원은 271(일반직 2명 포함)명이다. 세종서가 경찰청에 22명을 증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고 100% 반영될지도 미지수다. 인력이 증원되더라도 몰려오는 치안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여전히 벅차다.
오는 2021년 세종시청사 옆에 남부경찰서가 신설되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4년 간 빚어질 치안 공백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세종서를 1급서로 승격하고 조직을 대폭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1급서로 신설해 수사ㆍ형사 및 경비ㆍ교통을 분리하고, 사이버수사대를 신설하는 등 보직을 늘리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세종경찰서 한 관계자는 “집회ㆍ시위 대응에 치여 본연의 치안활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종서를 격상해 조직을 확대해야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서산경찰서도 태안서를 분리하고 17만명의 치안을 담당하는데 1급서를 유지하고 있다”며 “세종경찰서는 이미 1급서 기준인 인구 20만명을 충족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1급서 격상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구 요건을 충족하는 등 필요성은 있는 것으로 보여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계획이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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