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가 1.5%p 앞선 상황
야권 지지자 100여명 체포
19세 여성, 경찰 총에 맞아 사망
대통령 선거 개표 지연과 부정 의혹으로 소요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온두라스 정부가 1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온두라스 정부는 이날 10일 동안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경찰과 야당 지지자간 충돌로 이날 밤 1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최소 12명이 부상했다. 수도 테구시갈파 동부 지역에서는 킴벌리 다야나 폰세카라는 19세 여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온두라스 경찰은 정당한 경찰력 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요는 확산 일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며 도로를 점거하고 있으며, 상점에서 약탈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가 정부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반발, 지지자들에게 주말 가두시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면서 충돌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은 개표 시작 엿새째에 접어든 이 날까지도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TSE)에 따르면 1일 현재 94% 개표된 가운데 집권 국민당 후보인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나스라야 후보에 1.5% 포인트 앞서고 있다. 나스라야 후보 측은 5,000표 이상의 재검표와 개표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TSE 측은 현재 개표를 중단한 상태다.
에르난데스 대통령과 나스라야 후보는 소요사태에 대해 상대 측에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전을 펴고 있다. 나스라야 후보는 TV 인터뷰에서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약탈행위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통행금지 조치에 대해 교회와 민간부문에서 치안유지를 위해 요구,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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