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비ㆍ부품 국산화 추진”
수리온 결빙 해결에 자신감
“항공정비(MRO)사업은 당장 수익성이 높진 않지만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정부가 MRO사업 업체 선정에 대한 결론을 내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 사업을 맡을 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조원 KAI 사장은 1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MRO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사장은 “우리 기술로 항공기를 정비하고 부품을 국산화하는 것이 항공산업의 기반인데 아직은 해외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2020년이면 우리 영공을 우리 전투기가 지킬 텐데 KAI가 MRO 사업을 해야 항공정비ㆍ부품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자동화가 어려워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해야 일자리가 대거 늘어날 수 있다”면서 “항공산업이 미래 제조업을 이끌 첨단 산업인데도 우리나라에는 항공산업 전담 부서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KAI가 MRO 사업을 시작하고 2021년 민간 항공기 개발에 착수한다면 2030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세계 항공우주산업 분야 5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AI는 항공우주산업 업체 매출 순위에서 아직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와 관련해 김 사장은 “수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경영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조원 규모의 APT 사업은 노후화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것으로, 최저가를 제시한 회사가 수주를 따내게 된다. 결과는 내년 여름 발표될 예정이다.
20여년간 감사원에서 근무하면서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한 김 사장은 KAI의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인사채용 비리나 이른바 ‘카드깡’ 등 개인의 일탈은 분명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 차원의 분식회계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저온 비행 때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발생하는 체계 결빙 현상을 지적 받은 수리온 헬기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보완책이 적용됐고, 실험실에서는 결빙 문제 해결에 대해 이미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으나 영하 30도 이하에서 30분 이상 결빙 없이 날아야 하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부터 납품을 재개했고 내년에는 육군, 산림청, 경찰청, 해경 등에 30여대 납품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