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유선과 충돌 후 배 뒤집히며 선실에서 못 빠져나와
해경 신고접수 33분 현장 도착, 낚시객 구명조끼 입었어도 인명피해 커
인천 낚시 어선 선창1호 전복사고로 사망자만 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자 인명피해가 큰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인천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9분께 인천시 옹진군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가 급유선 명진15호(336t급)과 충돌한 뒤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창1호에 타고 있던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생존자는 7명에 불과했다
이번 사고는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발생한 돌고래호(9.77t) 전복 사건 이후 최악의 낚시 어선 사고다. 당시에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선창1호 사고의 인명피해가 큰 것은 충돌 당시 충격이 워낙 커 선실 내에 있던 낚시객들이 미처 탈출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망자 13명 중 11명은 선내에서 발견됐고,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숨진 사망자는 2명에 불과하다.
해경 관계자는 "선창1호 선수 바닥 부분에 구멍이 크게 발생한 것을 보면 충돌 당시 상당한 충격을 받고 순식간에 배가 뒤집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망자 대부분이 선내에서 발견된 점을 보면 탈출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수온만 놓고 보면 낚시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서 표류하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해경에 따르면 출항신고 당시 낚시객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어선에 탔고 사고 당시 수온은 10.4도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면 물에서 4∼5시간은 버틸 수 있었다.
해경 구조세력이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한 것은 신고접수 33분 뒤인 이날 오전 6시 42분이었다.
그러나 해경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물에 떠 있는 낚시객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추운 날씨 때문에 어선이 출항하자마자 선실 내부에 있었고, 충돌 사고 후에는 배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다수 낚시객은 충돌 당시 강한 충격으로 뒤집힌 배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선창1호와 급유선이 좁은 수로를 통과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창1호는 승객 정원 20명을 꽉 채워 운항하다 사고가 났다. 해경은 정원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며 선창1호가 이날 출항에 앞서 출항신고 절차도 정상적으로 밟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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