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핀잔을 준 동료 작업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에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안성준)는 지난 5월 22일 오전 1시쯤 서울 강서구의 한 도매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동료 작업자인 A씨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정모(2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정씨는 ’채소 하역 작업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이 도매시장을 찾아가 5월 21일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일을 했고, 이 자리서 시작된 언쟁이 범죄로 번졌다.
사고의 발단은 정씨와 동료 작업자 B씨의 다툼이었다. B씨는 작업 초반 정씨에게 “어차피 너는 도움이 안 되니 다른 데로 가라”는 핀잔을 던졌고, 이 말에 뿔이 난 정씨는 작업장 근처에 서 있던 트럭 문짝을 주먹으로 세게 친 뒤 다른 작업자 C씨와도 욕설을 하며 다퉜다.
이후에도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한 정씨는, 몇 시간 뒤인 다음날 오전 1시쯤 작업장을 다시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정씨와 직접 다툰 C씨 등은 정씨가 휘두른 흉기를 피해 달아났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A씨는 왼쪽 목 부위가 약 25㎝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소한 다툼에 대화 상대방도 아닌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는 등 범행 수법과 경위가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다행히 피해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선처를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정씨에게 치료감호 처분도 함께 내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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