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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12월 2일? 9일?... 작년엔 탄핵안 D데이, 올해는 예산안 D데이

입력
2017.12.02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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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략은 어차피 ‘야당 달래기’

공무원ㆍ최저임금 사수 외치지만

‘주고 받기식’ 처리 가능성 높아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정책協 구성

공무원 재배치 등 실용주의 전략

한국당은 무조건적 반대 힘들 듯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방에서 예산안 쟁점 협의를 위한 여야 3당 2+2+2 회동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오대근기자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방에서 예산안 쟁점 협의를 위한 여야 3당 2+2+2 회동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오대근기자

2018년도 예산안을 결정할 정기국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여당은 법정 시한인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핵심 쟁점을 두고 여야 입장 차이가 커 지연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의 복잡한 당내 사정도 변수다. 여의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달빛 사냥꾼(달빛)= 예산안 통과를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예산은 6대 쟁점인 최저임금, 공무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에 2대 관심사안인 누리과정, 도시재생사업 등 총 8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여야가 협의 중이죠. 마지막까지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던 예산엔 어떤 게 있나요?

5년 만에 여당기자(여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문재인 브랜드 예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인데, 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이 민주당 입장에선 중요했죠.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복지 서비스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제기한 공무원 증원ㆍ충원 예산도 여당이 양보할 수 없는 문재인 브랜드 예산입니다.

여의도 구공탄(구공탄)= 5,000억원 규모의 공무원 예산이 가장 큰 뇌관입니다. 지난 추경 예산안 처리 때도 공무원 증원 규모를 놓고 막판까지 여야가 힘겨루기를 했는데 이번 예산안도 같은 트랙을 밟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최대한 국민의당을 설득해 구도를 자기 쪽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죠.

여기자= 여당은 당장은 절대선인 양 원안 사수를 외치고 있지만, 어차피 예산은 주고 받기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죠.

달빛=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고속철도(KTX) 예산을 고리로 입장 차이를 좁혀갈 때만 해도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 전망이 밝았는데요.

국회 본청 표류기(본청)= 호남KTX 2단계 사업 예산 확보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인물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입니다. 광주가 지역구인 김 원내대표는 평의원 때부터 사석에서 자신의 별명이 3개라고 말해왔는데요. 진지동철, 정의동철, 호남철이 그 세 가지입니다. 앞쪽 두 개 별명은 약간의 자화자찬성이라 치더라도, 세 번째 호남철을 자신의 별명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김 원내대표가 이 사업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이를 잘 아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예산안 정국의 물꼬를 틀기 위해 호남KTX라는 전략 포인트를 공략한 것인데요. 보좌관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운 두 원내대표가 비공개 회동과 통화에서 호남KTX 예산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나머지 예산안 협조 전략을 밀당했다는 후문이 들립니다. 김 원내대표 입장에선 호남KTX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얻고 싶고, 우 원내대표 입장에선 어차피 호남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인심도 쓰고 나머지 협상에서도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볼 심산이었던 것이죠.

여기자= 민주당의 전략은 어차피 야당 달래기입니다. 원안을 지키고자 한다면 야당이 원하는 걸 주는 수밖에 없죠. 무조건 다 반대를 외치고 뭘 원하는지 스스로도 모르고 있는 듯한 한국당보다는 국민의당과 더 대화가 통한 편이죠.

여의도 탐구생활= 사실 물밑 협상은 한 2주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우선 KTX 사업과 관련해서는 국민의당에서 꾸준히 요구가 있었고, 정부도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액 후 합리적인 수정을 고려하고 있었다 하네요. 민주당에서 이 사실을 알고 준비를 했다 지난달 29일 합의와 같은 그림을 만들어 발표한 거죠. 여당에서는 이 건으로 국민의당과 주고받은 적은 없다고 분명히 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지긴 했죠.

달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협의체 구성도 예산안 처리에 변수가 될까요?

본청=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계의 반발을 우회하기 위해, 바른정당은 원내 비교섭단체 전락으로 인한 존재감 하락을 상쇄하는 차원에서 협의체 구성에 나섰죠. 두 당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외치고 있는데요. 주목할 점은 한국당처럼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소방공무원 등 필수 인력 증원 예산은 편성하되, 나머지 공무원 증원은 인력 구조조정이나 재배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수정안 형태라는 것입니다. 이는 문제해결 정당을 기치로 내건 국민의당의 실용주의 전략과 개혁보수를 외치는 바른정당의 정체성 때문이겠죠.

달빛=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 일정도 국회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죠.

야인시대(야인)=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이 돌아오고 나서 사실상 친박계와 비박계가 벌이는 첫 번째 일전인 데다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원내사령탑 자리가 더욱 중요해져 경쟁이 뜨겁습니다.

세탁기= 변수는 76명의 한국당 초⋅재선 의원입니다. 초⋅재선 의원들이 계파 갈등에 피로감을 느꼈고 몇몇 의원들이 계파를 탈피하자는 성명서까지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으로 위축된 친박계는 이번 구도를 아예 ‘친홍(준표) 대 반홍’으로 돌려버리며 ‘친박 대 비박’ 구도의 색채를 빼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제3지대로 분류되는 후보들의 성향이 ‘투쟁형’이 아닌 ‘관리형’이 많아, 대여투쟁이 필요한 시점에 초ㆍ재선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예산안 처리 상황도 한국당 내 경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달빛= 예산 심사가 이렇게 급하게 진행되는 상황은 야당이 자초한 측면이 있죠. 야당 주장으로 국정감사가 추석 이후로 미뤄지는 바람에 예산심사 일정도 덩달아 줄어든 측면이 있죠

구공탄= 안 그래도 짧은 심사기간이 더 짧아졌는데 이 때문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시켜 부실심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달빛= 정세균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법인세, 소득세 인상안을 제시하며 여야를 압박했는데, 의장실에선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를 낙관하는 분위기인가요?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정 의장이 지키려 했던 시한 내 처리 계획이 흐트러지는 거죠. 다만 정기국회 일정은 금요일인 8일 본회의가 마지막이나, 토요일인 9일 본회의를 열 수도 있겠죠. 정 의장은 11일부터 멕시코 등 해외 순방 일정이 잡혀 있다고 하니 그 전에는 반드시 예산안 처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죠.

여기자= 민주당에선 솔직히 “한국당이 막을 재간이 있으면 막아보라”는 얘기도 있어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면 정부가 작성한 예산안 원안이 다시 넘어올 텐데, 의원들이 또 지역 민원예산을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을 다시 할 생각이 없다면 시한 내 처리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달빛= 지난해에도 국회 대통령 탄핵안 의결이 12월 2일이 맞냐, 9일이 맞냐를 두고 얘기가 분분했는데, 올해도 예산안 처리 일정이 2일일지, 9일일지 관심이네요.

구공탄=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안 처리가 끝나면 바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개편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또 한번 연말 일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달빛= 이 와중에 국회의원들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결했던 국회의원 수당을 6년 만에 슬그머니 올리려다 지탄을 받았죠. 연 6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된다는데, 그 만큼 의원들이 다른 예산을 아끼고 제대로 쓰게 한다면 6억원도 그 값어치를 하겠죠. 하지만 예년과 같은 무조건 발목잡기식 반대, 지역 민원 챙기기식 구태 예산 협의를 진행하는 걸 보면 앞으로도 의원들이 쓴소리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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