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1일 자정(한국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 결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59위)은 지난 대회 우승 팀이자 현 세계랭킹 1위 독일, 북유럽의 다크호스 스웨덴(18위) 그리고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16위)와 함께 F조에 속했다.
한국은 내년 6월 18일 오후 9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24일 오전 3시 로스토프에서 멕시코를 상대한 뒤 27일 오후 11시 독일과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지구촌 축구 팬들이 숨죽여 조 추첨을 지켜본 가운데 한일 축구의 희비가 마지막에 엇갈렸다.
1,2,3번 포트 팀들의 배정이 다 끝나고 4번 포트 나라들이 차례로 뽑힐 때까지도 한국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F조와 H조를 뺀 다른 조 편성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공교롭게 한국과 일본만 남았다. 이때까지 상황을 보면 F조보다는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가 속한 H조가 훨씬 수월해 보였다. 하지만 추첨자로 나선 이탈리아 축구영웅 파비오 칸나바로가 뽑은 구슬에는 ‘대한민국’이란 이름이 선명했다. 한국이 F조로 향하고 마지막 남은 일본이 자동으로 H조로 들어갔다.
요하임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자타공인 현 세계최강이다.
한국은 독일과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두 번 만나 모두 졌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3, 2002년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0-2로 패했다. 하지만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과 아들인 차두리 현 대표팀 코치가 독일에서 오래 선수 생활을 했고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알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월드컵 단골 손님이다. 화려한 스타는 없지만 조직력이 뛰어나고 끈끈한 팀이다. 한국은 멕시코와 본선 무대에서 한 차례 격돌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3으로 역전패했다. 스웨덴과는 월드컵에서 처음 맞닥뜨린다. 스웨덴은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본선 티켓을 거머쥔 팀이라 역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죽음의 조’와 ‘행운의 조’가 탄생했다.
대표적인 ‘죽음의 조’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모로코, 이란의 B조다.
2번 포트의 스페인이 포르투갈이 들어 있는 B조로 들어가는 순간 장내에는 큰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시아 팀으로는 유일하게 3번 포트에 속했던 이란은 B조가 돼 조별리그 통과가 상당히 어렵게 됐다.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가 포함된 D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개최국 러시아는 최고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으로 A조로 간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우루과이와 한 조에 묶였다. 월드컵 개막전은 6월 15일 자정 러시아 모스크바 루츠니키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사우디의 대결로 펼쳐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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