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극동에 새로운 미래가 있다며 북방도전을 선언했다.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발맞춰 러시아 극동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펼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1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과 연해주 지역 농장 3곳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총 865억원으로 내년 2월 전에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러시아의 극동개발 참여하기 위해 가스ㆍ철도ㆍ전력 분야 등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북방정책’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는 “정부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천명한 만큼 극동 진출을 준비중인 다른 한국 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가 지분 100%를 인수하는 현대호텔은 블라디보스토크의 유일한 5성급 호텔로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에 153개 객실을 가지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호텔롯데가 러시아에서 보유 운영하게 되는 세 번째 호텔이자, 이달 일본에 문을 열 아라이 리조트에 이어 롯데의 열 번째 해외 호텔이 된다.
롯데상사는 또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연해주 지역 농장인 ‘현대하롤아그로’ 지분 100%, 현대미하일로프카아그로 지분 100%, 현대프리모리예 지분 49.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9,914만㎡(약 3,000만평)로 서울시 6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최근 미래 식량자원 확보 및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던 롯데상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극동지역에 영농사업의 기반을 확보하게 됐고 러시아 수산업 등 유관 사업의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연해주 농장 사업은 해외 영농 우수사례로 소개될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돼 왔다. 유통 및 식품 사업에 강점이 있는 롯데와의 시너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지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이미 러시아에서 관광, 유통, 식품사업 등을 활발하게 펼쳐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극동지역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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