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통해 지주사 전환 발판 마련할 것”
“노조가 경영 간섭하는 건 안 된다 생각”
내년 점포 구조조정 할 예정
손태승(58)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1일 “한일-상업 출신의 숫자를 인위적으로 맞춰 인사하진 않을 것”이라며 “철저히 능력과 실력만 보고 뽑아 계파 갈등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손 내정자는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에 대한 생각과 포부를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신입사원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한일은행 출신이 문건 제공자로 지목된 뒤 지난달 이광구 행장이 사의 표명을 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6년 만의 한일은행 출신 우리은행장이 될 손 내정자는 그러나 “통합 우리은행 후 20여년 간 특정 계파에 줄 서지 않고 일하면서 직원들에게 신뢰를 얻은 점이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차기 행장 후보군을 양성하는 차원에서 과거의 1인 수석부행장을 부활시키는 대신 현재의 3인 부문장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행장이 강력히 추진하다 퇴임하며 제동이 걸린 지주사 전환 문제도 차근히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손 내정자는 “2020년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게 필수”라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부터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 지분(18.52%) 매각은 공적자금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의 추진 계획이 나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내정자는 이어 “올해는 가계 대출을 많이 늘렸는데 내년에는 중소기업과 창업 및 벤처기업 대출을 많이 늘려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며 “국내 점포도 전략에 맞게 일부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화두인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노조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사회 및 금융권 분위기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임기 3년의 차기 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손 내정자는 오는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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