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텀블러에 한국 여성들 사진이 담긴 ‘OO백과사전’이 올라오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됐던 ‘OO백과사전’은 한국 여성들 사진과 함께 이름, 나이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음란성 정보 등이 담겨있다. 약 40명에 가까운 한국 여성들의 사진과 정보가 올라왔고 이 중 대부분이 미성년자로 추정된다.
‘OO백과사전’을 접한 네티즌들은 텀블러 측에 직접 항의 메일을 보냈고 해당 게시물은 1일 기준 삭제된 상태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청와대 사이트에 “해외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무분별한 일반인 모욕 사진의 유포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30일 청원을 등록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가 안돼 약 2만 명에게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개인의 신상이 드러나는 얼굴, 몸, 이름, 나이, 지역 등을 사실대로 또는 거짓으로 임의로 기재한 후 합성을 포함하여 모욕적인 언사와 결과적으로 음란물 무단 배포로 여성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며 “해외 사이트라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이러한 범법 행위를 눈 감아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청원 개요에 설명했다.
텀블러는 지난 2007년에 생긴 글이나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 형태 SNS로 최근 각종 음란물이 무분별하게 게시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지인 능욕’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여성들 얼굴에 알몸 사진들을 합성한 음란물이 퍼져 파장이 일었다.
미국 기업인 텀블러는 미국 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국내에서 규제할 방법이 없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텀블러 측에 수차례 “자율적 심의에 나서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는 미국 기업이다”라는 답변과 함께 거절당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1일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텀블러 본사에 찾아가겠다는 메일까지 보내자 그제서야 텀블러 측에 연락이 왔다”며 “대화 채널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회신이 전혀 오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국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어떤 방법을 찾아서라도 반드시 원소스를 삭제하고 텀블러를 규제할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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