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28일 마포대교 남단을 점거하고 불법 집회를 벌인 건설노조 지도부를 소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8일 서울 여의대로 10개 차선과 마포대교 남단을 1시간 가량 무단점거하고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ㆍ일반교통방해)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에게 7일 경찰 출석을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장 위원장 등은 28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참여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퇴직공제부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던 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심의 예정이었던 법안 개정안이 논의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자 오후 5시부터 마포대교 남단에서 1시간 가까이 기습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로 인해 대교 왕복 10차로 전체가 차단됐고,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18명(경찰ㆍ의경 15명, 노동자 3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 규모도 다소 컸다.
경찰은 여의2교 인근 광고탑 위에서 18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기계건설지부장도 곧 소환할 예정이다. 이들은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28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아직 병원치료를 받고 있어 소환일정을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비록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지만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겨 드렸다는 점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과도한 경찰조사로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