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러시아 월드컵(2018. 6. 14~7. 15)에서 한국 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조 추첨이 한국시간으로 1일 자정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펼쳐진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32개국 사령탑과 각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속속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김남일 코치와 함께 지난 달 29일 모스크바로 떠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초청으로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과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도 조 추첨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카푸(브라질), 고든 뱅크스(잉글랜드),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니키타 시모니안(러시아), 로랑 블랑(프랑스) 등 세계축구를 호령한 축구 레전드들이 추첨자로 나선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출신의 게리 리네커(잉글랜드)는 러시아 스포츠기자인 마리아 코만드나야와 함께 사회를 맡는다.
FIFA는 32개국을 4개국씩 A~H조까지 8개 조로 나누는데 이에 앞서 지난 10월 랭킹을 기준으로 1~4번 포트에 들어갈 팀을 정했다.
개최국 러시아와 1~7위 팀이 톱 시드인 1번 포트고 그 뒤 랭킹에 따라 8개국씩 2∼4번 포트에 자리한다. 10월 랭킹이 62위로 32개국 중 30번째로 낮았던 한국은 당연히 4번 포트다. 포트별로 1개국씩 뽑아 8개 조에 편성하는데 유럽을 제외하면 같은 대륙 국가가 한 조가 될 수 없다. 유럽 국가도 한 조에는 최대 두 팀까지 들어갈 수 있다.
냉정히 말해 1~3포트 팀 중 한국에 쉬운 상대는 없다. 오히려 상대국들이 모두 한국을 1승 상대로 점 찍고 같은 조가 되길 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죽음의 조’와 ‘행운의 조’는 있기 마련.
누구나 손꼽는 최악의 경우는 1번 포트에서 브라질 또는 아르헨티나가 뽑히고, 2~3번 포트에서 유럽 팀이 차례로 들어오는 것이다. 특히 2번 포트의 스페인과 함께 묶이면 최악이다. 스페인은 10월 랭킹이 8위였지만 러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톱 시드를 받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밀렸다.
1번 포트에서 폴란드나 개최국 러시아, 2번 포트에서 페루나 스위스, 3번 포트에서 세네갈이나 튀니지 등 아프리카 팀들과 속하는 게 그나마 수월한 조 편성이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이룰 정도로 막강한 전력의 톱 시드 팀과 같은 조가 되고 한국과 나머지 두 나라가 한 장 남은 16강 진출권을 다투는 형국이 오히려 유리할 거란 의견도 있다. 예를 들면 브라질-스위스-이집트, 독일-페루-코스타리카 등의 조합이다. 이 경우 한국은 2위를 목표로 톱 시드 외 두 팀과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조에 뽑히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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