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는 환승주차장에 잠시 두고 오세요.”
7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2018년 2월9~25일) 현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은 개폐회식을 비롯해 대부분의 설상 종목이 평창, 빙상 종목 전 경기는 강릉,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는 정선에서 각각 나뉘어 열린다. 100여 개국 6,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고 국제스포츠단체 관계자, 보도진, 관광객 등을 포함하면 올림픽 기간 중에 39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최대 관람 인원은 10만4,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평창 올림픽의 성패는 ‘수송’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온다. 올림픽은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에서 주로 열리지만 평창은 서울에서 160km, 정선은 191km, 강릉은 214Km 떨어져 있다. 강원 북부 지역은 한국에서 교통이 가장 낙후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클라이언트(선수단, 국제올림픽위원회 국제연맹 관계자)와 관중들이 경기장을 방문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위 이장원 교통부장은 “‘현장 교통이 올림픽을 방문하는 관중들의 첫 인상과 마지막 여운을 결정짓는다’는 문구를 늘 되새기며 일한다”고 말했다.
평창, 강릉으로 가는 방법은 승용차와 기차, 버스 등 3가지가 있다. 인천공항에서 양양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모든 클라이언트를 KTX 고속열차와 셔틀버스로 실어 나른다는 방침이다. 반면 일반 관중(국내 관중 기준. 외국인 관중의 경우 대부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탈 것으로 예상)은 승용차(45%), 버스(28%), 기차(27%)로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서울과 강릉을 잇는 KTX 고속열차 경강선이 새로 개통됐지만 여전히 10명 중 4명은 승용차를 탈 거란 이야기다. 도로망도 대폭 확충됐다. 경기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57km)가 지난해 11월, 서울∼양양 고속도로(133.1km)가 올해 11월 차례로 개통됐고, 국도 74개 구간 586km도 신설 또는 확ㆍ포장 됐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관람객들은 환승주차장과 셔틀버스, 즉 ‘파크 앤 라이드(Park & Ride)’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자가용으로 강원도까지 온 뒤 대관령(평창 지역)과 봉평(보광 지역), 정선과 정선아라리공원(정선 지역), 북강릉과 강릉역ㆍ서강릉(이상 강릉 지역) 등 7군데의 환승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로 갈아 타 경기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1만580대(승용차 1만 대, 버스 580대)까지 주차 가능하며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거점 환승주차장인 대관령과 북강릉에는 예비 부지도 확보해 놨다. 셔틀버스는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종료 2시간 후까지 다니며 기상 상황 등 현지 여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입장권 소지 유무에 관계없이 셔틀버스는 무료다. 또 올림픽 기간에는 개최도시 내 시내버스도 무료다. 조직위 김정남 수송기획부장은 “셔틀버스는 5분~10분 간격으로 운행돼 오래 기다릴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며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차량 외에는 절대 경기장 주차장으로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일반 관중들은 꼭 인지하셔서 반드시 환승주차장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는 12월 22일 정식 개통하는 경강선 KTX는 올림픽 기간에 편도기준 하루 51편 운행한다. 요금은 인천공항→평창(진부역) 3만4,400원, 인천공항→강릉(강릉역) 4만100원이다. KTX로 인천공항에서 진부역까지는 1시간50분,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시간36분이면 도착한다. 기존 무궁화호 열차로 서울~강릉 간 5시간47분 걸리던 운행시간이 4시간 이상 단축됐다. 서울~강릉 간 고속버스 운행시간(2시간40분)보다 1시간 이상 빠르다.
버스와 기차를 탄 승객들도 마찬가지로 3개 정차역(평창ㆍ진부ㆍ강릉역)과 4개 터미널(진부ㆍ장평ㆍ정선ㆍ강릉터미널)에서 내려 셔틀버스로 환승해 경기장까지 갈 수 있다.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설 연휴 교통량과 제설 대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2월 15일부터 나흘 간 설 연휴인데 설날 다음 날인 17일(토요일)에 평소의 두 배인 20만 명의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동안 개최 도시에서 시행될 차량 2부제와 ‘올림픽ㆍ버스 전용차로’를 최대한 활용해 교통량을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ㆍ버스 전용차로는 통행증을 부착한 행사차량과 36인승 이상의 버스만 다닐 수 있다.
폭설 교통 마비에 대비해 올림픽 기간 제설대책본부도 상시 운영된다. 이장원 교통부장은 “각 도로마다 관리청이 제각각인데 올림픽 기간에는 제설대책본부가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돼 모든 제설 작업을 진두 지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1월 출시되는 모바일 앱 ‘고 평창’을 이용하면 각종 교통수단 이용 시 최적의 경로 정보와 환승주차장 상태, 경기장 셔틀버스 시간표 등을 검색할 수 있다. ‘고 평창’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국어로 서비스된다. 이재명 수송기획부장은 “’고 평창’ 안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에서 경기장 이름을 찍으면 자동으로 가장 가까운 환승주차장으로 안내된다. 자가 운전자들도 ‘고 평창’을 사용하면 편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창ㆍ강릉=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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