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탄핵·대선 등 숨가빠
도매상 2위 송인서적 부도 겹쳐
불황 속에서도 양서 642종 응모
2017년, 뜨거운 한 해였다. 2016년부터 이어진 촛불시위, 탄핵, 조기 대선, 새 정부 출범, 적폐청산 수사 등으로 숨가쁜 정치 일정이 이어졌다. 세상 이목이 다 그리로 쏠리면서 출판계에선 “책 쓸 사람들도, 책 읽을 사람들도 모두 시위하러 나가고 없다”는 ‘웃픈’ 농담이 흘러 다녔다. 더구나 올해 출판계에 제일 먼저 전해진 소식은 국내 2위 서적 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였다. 출판사들마다 “그나마 지난 한 해 벌어 놓은 것 다 날렸다”는 한숨들이 터져 나왔다. 올해 상반기 내내 고생하다가 하반기 들어서야 부도로 허공에 날린 어음 문제를 겨우겨우 해결했다는 얘기들이 돌았다.
한숨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출판 열기는 식지 않았다.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KT&G가 후원하는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의 예심에 응모한 책들은 모두 642종. 지난해 619종에서 되레 조금 늘어났다.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조금 더 부드러운 책들, 좀 더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책들이 많이 선보였다. 김경집(인문학자),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백승종(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이현우(서평가), 장은수(출판평론가),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등 7명의 심사위원은 저술-교양, 저술-학술, 어린이ㆍ청소년, 편집, 번역 5개 부문에서 한국 출판계가 지난 1년간 만들어낸 책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취 50종을 뽑아 내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예심을 통과한 각 부문별 10종 가운데 본심을 통해 마지막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는 것은 1종뿐이다. 골라서 상을 줘야 하는 제도 아래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되레 예심을 거쳐 각 부문 본심에 오른 10종의 책 리스트가 귀하다. 예심 과정에서 문학, 과학, 역사, 동ㆍ서양, 여성 등 주요 주제별 안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향후 읽어 볼 책들을 고르는 데 있어서 중요한 나침반으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1종 못지 않게 각 부문 10종의 책도 스스로 빛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본심은 12월 중순 실시해 12월 말쯤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박혜인(중앙대 정치국제학과 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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