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도 금융기구에 부적절 비유

일본 정치권에서 ‘망언ㆍ실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이번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사채업자에 비유해 물의를 빚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2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AIIB로부터 융자를 받은 국가가 돈을 갚지 못해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발언을 하는 와중에 이같은 발언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야당인 민진당 마시코 데루히코(增子輝彦)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아소 부총리는 “돈을 갖게 된 사람이 갑자기 대금업자가 된다니 어느 정도의 노하우가 있을까. 우리는 그 솜씨를 구경하는 기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필요로 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있지만 돈을 빌린 측이 계획을 잘 세워서 갚지 않으면 사채업자에게 집어 먹히게 돼 본전도 못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금업이라는 말은 알기 쉽게 말한 것일 뿐이지만 이미 그런 사례가 몇건 나왔다”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대신 99년간 조차(땅을 빌려 씀)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마시코 의원은 “가장 중요한 상대국 중 하나인 중국에 대한 비유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변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아소 부총리가 매우 솔직하게 설명했다”고 간단히 말했다.
중국 주도로 지난해 1월 문을 연 AIIB는 아시아의 인프라정비에 투자 및 융자를 하는 국제금융기구다. AIIB에 참가하지 않은 일본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계획을 자금면에서 지원하는 존재가 될 것으로 경계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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