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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팍이 들썩' 강민호의 입단식이 더 뜨거웠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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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팍이 들썩' 강민호의 입단식이 더 뜨거웠던 이유

입력
2017.11.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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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왼쪽)가 30일 입단식 뒤 열린 팬 사인회에서 사인을 해주고 있다/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강민호(32·삼성)가 뜨거운 환영 속에 '삼성' 선수로 첫 발을 내디뎠다.

강민호는 11월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입단식을 가졌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이적을 하게 된 강민호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 보였지만, 삼성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환 삼성 대표이사는 강민호에게 등번호 47번이 적힌 유니폼을 건넨 뒤 "(합류를 하게 돼)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한수(46) 삼성 감독은 모자를 건넸고, 주장 김상수(27)는 꽃다발을 안겼다. 강민호는 "삼성이라는 좋은 팀에 오게 돼 기분 좋다.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왔다"며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2004년 롯데 2차 3라운드 17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강민호는 줄곧 롯데에서 뛰었다. 하지만 11월21일 삼성과 계약기간 4년, 총 80억원에 FA(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면서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80억원은 역대 삼성의 외부 FA 중 최고액이다. 강민호는 "삼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설렘과 어색함이 공존한다. 강민호는 "삼성과 계약을 한 뒤 이틀간은 '내가 정말 삼성 선수가 됐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실감이 안 났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에게 '어떻게 해야 어색함을 벗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입단식을 하면 삼성 선수라고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며 "오늘 유니폼을 입어 보니 정말 삼성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늘 원정으로 왔던 라이온즈 파크가 이제는 '홈 구장'이 됐다. 강민호는 "홈 팀의 라커룸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며 웃은 뒤 "타자에겐 플러스 요인이 있는 구장이지만, 포수 입장에선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투수들의 공을 직접 받아보면서 투수들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환(35)과 최충연(20), 장필준(29)의 공을 가장 받아보고 싶다고 밝힌 강민호는 "삼성엔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 투수들을 이끄는 게 첫 번째 목표이다. 4년 안에 장필준을 세이브 왕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14년 간 뛰었던 롯데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튼 강민호가 이날 여러 번 반복한 단어는 '적응'이다. 강민호는 "내가 롯데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삼성이 접근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에게 보여준 진정성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롯데의 색깔이 강하지만, 적응 하나는 자신 있다. 삼성에 빨리 적응해서 많은 팬들에게 박수 받는 삼성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의 강민호'로 시작하는 응원가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강민호는 "'롯데의 강민호'라는 응원가는 롯데 팬들에게 받았던 것이기 때문에 가지고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산에 두고 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감독도 강민호의 합류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포수란 포지션을 맡고 있고, 성격도 좋은 선수다. 젊은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며 "타선에선 5,6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의 합류에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삼성은 이날 이례적으로 입단식을 기념해 팬 사인회를 준비했다. 삼성이 입단식 하루 전날 2017시즌권 회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23초 만에 47명이 마감이 됐다. 이날 판매를 개시한 강민호의 삼성 유니폼을 가지고 사인회에 참석한 팬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강민호는 "내 유니폼을 파는 지도 몰랐다. 나도 오늘 처음 삼성 유니폼을 입었는데, 벌써 가지고 오셔서 놀랐다"며 "정말 감사하다. 그만큼 더 준비를 잘 해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강민호는 입단식이 열리 기 전 포항시에 지진피해 복구 성금 1억원을 기부했다. 포항은 강민호가 중·고등학교(포철중, 포철공고)를 다닌 곳이자 삼성의 제2의 홈구장이 있는 곳이다. 강민호는 "능력이 되는 한 도움이 되고 싶어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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