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진규모 7까지 체험… “행동요령 익혔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진규모 7까지 체험… “행동요령 익혔어요“

입력
2017.11.30 15:54
16면
0 0

광나루 안전체험관 가보니

일반 집처럼 꾸며 실제상황 방불

가족ㆍ어린이집 등 170여명 북적

20~30명 나뉘어 안전교육 받아

체험관, 포항지진 후 운영횟수 늘려

2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현대힐스어린이집 아이들과 선생님이 지진체험관에서 규모1부터 규모7까지의 지진을 경험하고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2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현대힐스어린이집 아이들과 선생님이 지진체험관에서 규모1부터 규모7까지의 지진을 경험하고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 1층 지진체험관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반가정의 부엌처럼 꾸며놓은 체험관 한편에는 지진 규모를 알리는 전광판이 자리했다. 규모 1로 시작된 지진체험은 규모 4를 넘기면서 선반 위 냄비 등이 떨어질 정도로 흔들림이 더욱 심해졌다. 흡사 실제상황을 방불케 한 체험관에는 6세 아이들이 방석으로 머리를 가린 채 식탁 밑으로 들어가 숨어 있었다.

29일 광나루안전체험관은 지진안전교육을 받기 위해 몰린 170여명의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어린이집 아이들부터, 장애인 단체, 가족단위 시민들까지 다양한 체험 희망자들이 20~30명으로 나뉘어 안전교육을 받았다.

이날 안전교육을 받은 서울 동작구 현대힐스어린이집 아이들은 광진구에 위치한 체험관을 찾았다.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을 겪은 후 지진체험과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날 아이들을 인솔한 황인영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일주일에 1회씩 지진 대비 교육을 하고 있는데 모니터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 체험이 필요해 멀리 동작구에서 이곳을 찾았다”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교육 받은 것을 토대로 체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지진체험에 임한 아이들은 인솔자의 안내에 충실히 따르며 차분하게 안전교육을 받았다. 체험관 바닥이 흔들리자 “지진이야!”라고 외친 후 각자의 머리 위에 방석을 올렸다. 또 책상 밑으로 들어간 후에는 책상이 넘어지지 않게 손으로 책상다리를 꼭 붙들었다. 규모 1부터 규모 7까지 지진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인솔자를 따라 공터로 탈출하는 체험을 이어갔고, 탈출 후에도 여진에 대비해 머리를 가리고 자리에 앉는 연습을 반복했다.

2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현대힐스어린이집 원아가 본진 발생 이후 비상탈출구를 통해 공터로 이동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2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현대힐스어린이집 원아가 본진 발생 이후 비상탈출구를 통해 공터로 이동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이날은 단체로 체험에 참여한 시민들 외에도 가족단위의 개인 참여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이 포항 지진 이후 자녀들에게 지진대비 훈련을 시키기 위해 참여를 신청한 시민들이었다. 실제로 광나루안전체험관에 따르면 포항 지진 이후인 16일부터 28일 현재까지 총 체험인원 4,776명 중 개인(가족) 체험인원은 2,53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체험인원 중 개인이 직접 안전체험을 신청한 이들이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이날 아내와 6, 7세 딸 둘을 데리고 안전체험관을 찾은 정현준(38)씨는 “포항 지진 이후 갑자기 아이들 안전이 걱정됐다”며 “직접체험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체험에 잘 참여해줘서 지진 등 재난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고 밝혔다.

포항 지진을 직접 겪은 포항시민이 가족들과 함께 안전체험관을 찾기도 했다. 김유진(37)씨는 포항 지진을 현장에서 겪은 뒤 서울 시댁으로 피신을 왔다가 23일 남편과 다섯 자녀를 동반해 안전체험관을 찾았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포항 북구에 거주하는 그는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엄마인 내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우왕좌왕했다”며 “보호자인 부모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체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포항에 거주하는 김유진씨 자녀들이 23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아 지진을 체험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포항에 거주하는 김유진씨 자녀들이 23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아 지진을 체험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제공

이 같은 개인 체험희망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광나루안전체험관은 포항 지진 직후부터 체험관 1일 운영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렸다. 21일부터 29일 현재까지 총 6회 추가운영에 107명이 몰렸다. 이희순 광나루안전체험관장은 “포항지진 직후 가족단위의 체험희망자들이 늘어나 주중 매일 오후 5시에 시작하는 회차를 추가운영 하고 있다”며 “온 가족이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교육받고 지진체험에 참가해 재난상황을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