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 지난달 정규리그서만 8골
12골로 리버풀 골의 거의 절반
이집트 출신의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25)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11월을 확실히 접수했다.
살라는 지난 달 30일(한국시간) 스토크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2분 교체로 들어가 2분여 만에 그림 같은 왼발 발리 슈팅을, 후반 38분 빠른 역습에 의한 마무리로 잇달아 득점해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위르겐 클롭(50) 리버풀 감독은 “두 골 모두 환상적이고 영리했다”며 “두 번째 골은 특별했고, 세 번째 골은 역습과 마무리까지 완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살라는 정규리그 12호 골로 토트넘의 해리 케인(24ㆍ10골)을 따돌리고 득점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올 시즌 리버풀이 기록한 28골 중 절반에 가까운 골이 살라의 발에서 나왔다. 리버풀은 현재 5위(승점 26)로 기대에 못 미치지만 팬들은 살라에게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살라는 11월 정규리그에서만 8골을 터트렸다. 영국 언론들은 살라의 애칭인 ‘Mo(모)’를 빗대 “올해 11월은 ‘November’가 아닌 ‘Movember’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살라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AS로마에서 뛰다가 총액 4,300만 파운드(약 620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에 리버풀로 둥지를 옮겼다. 팬들은 처음에 그를 보며 반신반의했다. 살라가 2014~16년까지 첼시에서 뛰며 13경기에 나와 2골로 부진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살라의 활약은 단순히 리버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이집트의 축구 영웅이다. 이집트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E조에서 1위를 차지해 28년 만에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살라는 본선 진출을 확정한 지난 달 8일 콩고와 홈경기에서 2골을 모두 책임지며 2-1 승리를 이끄는 등 월드컵 예선에서만 5골 2도움을 올려 ‘이집트의 파라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살라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강점이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다. 하지만 이런 약점이 올 시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시즌 43번의 슈팅을 날려 절반이 넘는 30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중 12골을 넣었으니 슈팅 대비 득점률이 28%에 달한다. 78번의 슈팅으로 10골을 넣은 케인(12.8%)을 크게 뛰어넘는다. 살라는 왼발로 9골, 오른발로 2골, 머리로 1골을 넣었고 페널티킥 득점은 없다.
살라 영입 초기 의구심을 표했던 리버풀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37)는 “분명 살라는 이번 시즌 최상급 선수다. 그는 독보적이다”고 엄지를 들었다. 이집트의 전설적인 공격수 호삼 미도(34)는 “난 살라가 리버풀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는 곧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이다”라고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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