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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화강국은 지방문화원 지원ㆍ육성에서

입력
2017.11.30 13: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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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의 진화는 끝없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에서 핵심 화두는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의 승리는 강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인공지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단순 공장자동화 수준이 아닌 인공지능과 자동차가 결합한 최첨단 자율주행차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면, 인공지능이 운전을 대신하는 만큼 인간의 유휴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이 시간을 채워줄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의 55.5%가 “4차 산업혁명으로 여가시간이 많아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앞으로 기계의 자동화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인간의 여가시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복합적 산업구조의 변화가 본격화하고 문화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문화 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필자는 그 핵심을 ‘굴뚝 없는 공장’이자 ‘기하급수적으로 파생되는 부가가치의 산실’인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인간의 창의와 상상은 따라올 수 없듯,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 바탕한 문화 콘텐츠야말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춰 정부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229개 지방문화원과 한국문화원연합회를 주축으로 ‘2017 지방문화원 원천콘텐츠 발굴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지역의 향토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활용해 지역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방문화원을 대상으로 원천 콘텐츠 발굴지원 사업을 펼치는 것은 무엇보다도 70년 역사를 가진 문화원이 보존하고 계승해 온 향토문화의 잠재성과 부가가치 때문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 서구문화원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피란민들이 일본인 공동묘지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던 아픈 역사를 조명하여 360도 VR영상 및 CG 등 사실감 있는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김포문화원에서는 조선 중기의 문신인 중봉 조헌에 대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하고, VR 등을 활용하여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향토문화가 담긴 가치 있는 원천 콘텐츠가 수면위로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은 가치 있는 원천 콘텐츠의 발굴과 활용에서 비롯한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지방문화원은 경쟁력 있는 원천 콘텐츠 발굴과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원천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법ㆍ제도 개선과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언제 어디서나 지역문화 자료를 열람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해당 전문인력을 양성해 지방문화원과 시도연합회에 배치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세계적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경동 한국문화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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