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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 “중계식 정치보도… 뭐가 맞나 따져야” “공영방송 잘 다뤘지만 처방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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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 “중계식 정치보도… 뭐가 맞나 따져야” “공영방송 잘 다뤘지만 처방 약해”

입력
2017.11.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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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등 외교안보 현안 관련

국책연구원장들 인터뷰 눈길

원전 공론화위에 너무 긍정적

적폐수사는 있는 그대로 보도를

고발성 기사에 익명 줄이고

여행 지면은 과감히 늘렸으면

15일 한국일보 18층 회의실에서 한국일보 10월 독자권익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류효진기자
15일 한국일보 18층 회의실에서 한국일보 10월 독자권익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류효진기자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15일 본사 대회의실에서 11월 회의를 열어 지난 한달간의 지면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논의했다.회의에는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인 이재경위원장과 구현모(고려대 대학원),이윤정(전 재단법인 여시재 SD)위원, 간사인 이계성 논설실장,이창선 뉴스2부문장이 참석했다.

이재경= 이번 달 주제는 한중 사드 봉합, 트럼프 방한 등 외교 안보 관련 보도, 과거 적폐청산 과잉 수사 논란,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 위원회 결정 및 관련 보도 등이다.

구현모= 사드 갈등이 봉합됐을 때 이를 마무리해주는 타임 라인형 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11월 1일자 3면에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사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그래픽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11월 2일자 ‘사드 대치 16개월은 한국 경제에 무엇을 남겼나’도 함의를 보여주는 내용들이 많았다.

사드 관련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주로 수출 관련 업체들 기사였다. 한국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사드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져 돌아가는 경우가 꽤 많았다. 그런데 그와 관련된 기사는 없었다.그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으면 어땠을까.

외교 안보 관련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는 10월 20일, 27일, 11월 3일 ‘통일ㆍ외교ㆍ국방 연구원장에게 듣는다’시리즈였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 외신을 단순히 받아쓰는 것보다 한국에서 전ㆍ현직 요인들을 인터뷰 한 것이 더 집중도를 높였고, 다른 데서는 볼 수 없었던 기사라 더 눈길이 갔다.

이윤정=‘통일ㆍ외교ㆍ국방 연구원장에게 듣는다’중 10월 20일자 손기웅 통일연구원장 인터뷰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누구는 전쟁이 난다 안 난다 하는데,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알아듣기 쉽게 맥락을 짚어줬다.

11월 7일자 ‘이계성 칼럼: 3不 원칙, 주권과 굴욕 사이’와 11월 9일자 황유석 논설위원의 ‘메아리: 북핵만을 보고 외교해야’ 에서 이계성 실장은 “3불 원칙 천명은 주권의 포기나 굴욕이 아니라 정당하고 필요한 주권의 행사다.”, 황유석 위원은 “3불 원칙은 긁어 부스럼 만든 악수” 라고 다른 시각을 보였는데, 이 정도의 시각 차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외교에서 당당하게 주도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것을 주문해도 되지 않나 생각했다.

이재경= 11월 1일자 4면은 한중 사드봉합 현안을 정리하는 기사다. 전문가를 취재했다. 그런데 기사를 다 읽어봐도 여기에 나오는 전문가는 누구인지 궁긍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끝부분에 가야 전문가들이 쭉 나온다. 이런 기사에 제일 중요한 것은 누구의 이야기고, 얼마나 신뢰감이 있는 사람이고, 얼마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인가가 드러나야 된다.

11월 11일자 1면 ‘문 대통령 APEC 참석… 11일 시진핑과 회담’은 대통령이 트럼프 방한 이후 APEC으로 넘어가는 상황에 대한 예고 기사다. 의전적인, 대통령을 대접해 주는 기사다.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은 없다. 지면 낭비다..

실제로 이런 기사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외교문제로 가면 더 그렇다. ‘트럼프는 한국에 들어와서 왜 그랬을까’처럼 더 깊이있는 기사가 아쉽다.

구현모= 트럼프 관련 보도는 CNN 뉴스와 비교해서 봤다. ‘CNN 10’이라고 아침에 10분짜리 뉴스를 내보는데 트럼프의 아시아 태평양 방문한 내용을 3~5분 정도 할애해서 보도했다. 트럼프가 일본, 한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각 나라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도 말해줬다.다른 통신사, 해외 언론사 등도 인도-태평양 전략에 집중해서 보도했다. 그런데 한국일보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함의에 대해서는 칼럼에서만 언급됐다. 칼럼이 아닌 기사에서는 보도가 안됐다.

이윤정= 트럼프대통령의 국회연설이 화제가 됐다.

탈북민의 회고록 같다는 반공주의적 시각이 물론 있었지만, 연설문 자체를 기술적으로 보면 감정 이입이 될 수 있게 잘 쓴 것 같았다.트럼프의 이 연설문 수준이 기존의 미국 대통령 연설문 등과 비교해 어느정도 레벨이 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기자들이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준을 평가한다거나 더 깊이 있는 분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계성= 적폐 수사냐 정치 보복이냐는 부분에서 언론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진보와 보수의 기준이 된다. 한국일보는 그 부분에 대해서 잘하고 있나. 평가해주길 바란다.

이윤정= 지난 달에는 ‘MB가 수사를 받게 되면 그게 정치보복 아니냐’라는 무언의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지면에서 암시적으로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 달에는 딱히 그런 부분이 없었다.

구현모= 11월 13일자 정진황 사회부장의 칼럼‘편집국에서: 적폐수사가 예술에 가까워야 하는 까닭’ 은 언론의 정파성, 경향성에 따라 전체적인 언론 보도 지형이 급격하게 갈리는 현실에서 눈길을 끌었다.

정부는 이미 칼을 빼 들었고 하나씩 손을 보고 있다. 정부나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저 정도가 아닐까. 이 문제를 격화시키거나 비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게 맞다.

전병헌 관련 기사에서 처음에는 A수석이라고 했다가 그 다음 날부터는 실명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왜 A수석이라고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윤정= 11월 2일자 ‘‘눈먼 돈’ 특수활동비 관행인데…에서 사례로 든 내용을 보면 한 기관 내에서 예산에 책정된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거나 횡령해서 문제가 됐다는 내용이다.

이는 하나의 행정기관인 국정원이 상급 행정기관인 청와대에 불법적으로 특수 활동비를 상납을 한 이번 케이스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사례로 언급된 특수활동비는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과는 완전히 질이 다른 문제다. ‘눈먼 돈’‘관행’ 이라는 표현도 그렇고 사례도 안 맞다.

구현모= 숙의민주주의, 공론화 위원회에 대해서 보도가 많이 됐다. 사전 지식이 없는 시민참여단으로 구성된 공론화위가 2박3일 합숙토론을 벌여서 결론이 도출됐다. 그런데 이를 긍정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숙의 민주주의는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해서 나온 것이다. 기존 대의 민주주의와 숙의 민주주의가 뭐가 다른지도 깊게 다루지 않았다.

10월 21일자 사설 ‘숙의 민주주의 가능성 확인한 공론조사 실험’에서도 장밋빛으로 그려진 게 아쉬웠다. 냉정하게 판단해서 2박3일 합숙토론을 한 것이 숙의 민주주의인가. 숙의민주주의를 검색하면 기존 민주주의와 달리 숙의를 바탕으로 한다고 나와있다. 어쨌든 숙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안됐다

이재경= 정치보도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고 생각한다. 정치보도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그렇지만 정치보도가 바뀌어야 시민들이 정치를 보는 눈이 바뀌고 정치인들이 시민을 대하는 방식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 한국정치가 요동을 치고 있다. 그런데 보도하는 걸 보면 그냥 중계하는 식이다. 왜, 이게 맞는 거냐를 따지는 기사를 본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일보가 공영방송 문제를 다른 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다뤘다. 관련 사설, 칼럼도 풍부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진행되는 일을 쫓아만 갔다. 그 뒤에 있는 문제를 진단하거나 처방하는 부분은 약한 느낌이었다.

구현모= 10월 21일자 ‘소방관 헌신의 DNA’ 기사가 좋았다. 관련기사 3,4개를 포함 긴 분량이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소방관 한 분, 한 분 사진도 다 있고 그 분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스토리 자체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라 울림이 있었다.

또한 11월 4일자 ‘임예인 2030 세상보기: 핼러윈, 천국이 보내온’칼럼은 색달랐다

핼러윈 관련한 언론사의 보도는 ‘외국에서 온 축제에 돈을 왜 그렇게 많이 쓰느냐’ ‘학부모들이 이것 때문이 등골이 빠진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칼럼은 젊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추석, 설과 비교해서 핼러윈은 얼마나 깔끔하고 좋나, 좋은 축제라고 말한다. 젊은층에서 공유가 많이 됐다.

이재경= 수차례 지적하지만 여러 기사에서 생각보다 많은 익명성에 대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된다.

특히 고발성 기사들에 익명이 많다. 우리 사회가 미국보다 신문이 더 드러나는 구조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가리면 기사를 쓰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구현모=11월 11일 한국일보 온라인판에 실린 김동욱 기자의 ‘뒤끝 뉴스: 빚 잘 갚는 사람만 손해 본다’는 포털에서 큰 반향을 불렀다. 정부의 빚 탕감정책이 빚 갚는 사람만 봉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에 반박하는 기사였다. 몰랐던 부분을 처음부터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줘 더 좋았다. 공감을 많이 했다.

이윤정= 매주 수요일자 ‘겨를’의 여행 페이지가 두 면으로 나가지만 비좁다는 느낌이 든다. 지면도 더 늘리고 사진을 좀 더 시원시원하게 쓰면 안되나

10월 25일자 ‘고흥 쑥섬’ 기사도 왼쪽 지면은 사진이 아름답고 시원하게 펼쳐져서 좋았는데 오른쪽은 편집이 답답했다. ‘집 공사 ‘기사도 사진이 핵심인데 메인 사진도 작고 내부 사진도 작다. 모바일처럼 손으로 늘리고 싶었다. 차라리 시원시원하게 몇 컷만 쓰던지 과감하게 지면을 키웠으면 싶었다. 정리=이창선 뉴스2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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