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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퇴임 D-1에도 ‘열일’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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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퇴임 D-1에도 ‘열일’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입력
2017.11.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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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빚은 금융권 노사, 임금 2.65% 인상안 극적 타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금융 노사 올해 임금 2.65% 합의.”

29일 오후 1년 넘게 공방을 이어온 금융권 노사간 임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단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날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3년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습니다.

금융 노사는 2010년부터 산별교섭으로 임금 수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산별교섭은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만나 임금 및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이를 개별 사업체(은행 등)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시중은행장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교섭은 최근까지 1년 넘게 중단됐습니다. ‘친노동’을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꽁꽁 얼어붙었던 노사 간 사이도 해빙이 되면서 이달 1일 산별 교섭은 가까스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재개된 지 한 달도 안돼 이 문제가 마무리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용자 대표인 하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 끝이 나는데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문제로 연합회 안팎이 내내 시끄러웠던 탓이지요.

은행 직원들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타결이 돼 다행”이란 반응이 많습니다. 내년 초쯤 개별 기관별로 임금 인상률을 확정하면 약 1년치 인상분을 소급해 받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벌써부터 ‘설날 보너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결에는 하 회장과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의 ‘물밑 협상’(대대표교섭)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노조는 이달 초엔 임금상승률을 4.6%, 17일 2차 교섭 때는 3.5%로 제시했습니다. 하 회장의 제시안(2.65%)과 차이가 커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불과 며칠 전 타결의 실마리가 보였다고 합니다.

차기 은행연합회를 선출하기 위한 이사회가 열린 27일 하 회장은 한밤중 허 위원장을 만나 “공기업 가이드라인이 2.5% 수준인데 이보다 높은 수준을 제시했으니 한 발 물러서 달라”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허 위원장도 올해가 한달 남은 상황에서 버티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허 위원장은 “회의록에 ‘각 지부별 상황에 맞게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습니다. 또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저임금 직군의 임금인상률은 기관별 상황에 따라 기준 인상률보다 높게 책정하기로 했습니다. ‘윈-윈’ 전략이 통한 셈입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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